[사설]걱정스러운 국정위와 경제단체간 잦은 불협화음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경제단체간 불협화음이 잦은 듯해 걱정이다. 국정위 사회분과위원회는 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정권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한 새 정부에서 그 역할을 하는 국정위가 경제단체와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한데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업계가 경영 현장의 고충과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 이를 고깝게 듣고 면박을 주기 일쑤다. 대화를 하자고 판을 벌여놓고는 그 내용을 문제 삼는 식이다. 그렇다면 굳이 바쁜 시간을 서로 쪼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할 이유도 없다. 불통도 이런 불통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소통과도 거리가 한참 멀다.

중기중앙회와의 간담회는 보기에 안쓰러운 정도였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근로 시간 단축 등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는 엄청난 경영환경의 변화다. 중소기업계가 노동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급격한 변화에 대처할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호소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국정위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마디로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아무소리 하지말고 시키는대로 따라오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현 정부 노동정책을 비판하자 국정위가 경고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비난을 한 것과 같은 맥락인 셈이다.

상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용만 상의회장이 간담회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며 새 정부 노동정책을 우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것은 서로 이야기 하며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번 맞는 지적이 아닌가.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않게 돌아가자 상의는 부랴부랴 “박 회장의 발언은 새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우려가 아님을 밝힌다”는 입장을 내놓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모든 정책은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한 쪽의 목소리만 듣고 추진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뿐이 아니다. 통신비 인하 방안을 가져오라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윽박지르는 등 국정위의 일방통행식 행보가 적지 않다. 9일로 취임 한달째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8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은 소통과 탈권위 행보에 기인하는 바 크다. 한데 국정위는 조금씩 완장찬 점령군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는 게 현 정권의 모토 아닌가. 문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이같은 초심을 잃지 않기 바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