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데이터 공화국을 향하여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였다, 지난해 10월 29일 촛불시위로 시작한 성난 민심은 대통령 탄핵과 더불어 정권교체라는 결과를 낳았다. 새로운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희망에 차 있으며, 장밋빛 미래를 꿈꾼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도 무려 80%를 상회 하고 있으며 세월호도 인양되어 실종자들이 하나씩 수습되고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로와 보인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엄청나게 많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북핵과 사드, 적폐청산, 검찰개혁, 외교복원, 양극화, 4차 산업혁명, 재벌 개혁, 비정규직 그리고 개헌 등 모든 과제를 열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 분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게 되고, 자칫 잘못하면 파국으로 종결될 수 있다.

사드배치와 미국과 중국의 충돌,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노사간의 대립, 개헌에 대한 정치적 대결 등을 풀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강력한 도구가 데이터이다.

무너진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서 데이터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파국적 국정운영은 데이터가 투명하게 국민에게 보고되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미르나 K-스포츠, 그리고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대부분의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추진되었다. 국가 예산의 투명한 공개, SNS 등을 이용한 시민 집단지성의 국정 반영, 정치인들의 발언 내용과 법안 발의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공개 등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시스템을 소수의 손에서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4차 산업 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산업화 조류에서도 데이터는 중심에 위치한다. 세상을 놀라게 한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도 기보 데이터부터 학습을 하여 인간을 능가하는 실력을 가지게 되었다. 무인자동차 기술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전기록 데이터이다.

이를 분석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개발이 가능하다. 좋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느냐가 무인자동차 개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가 무인자동차에서 크게 앞서가는 이유도, 테슬라 고객들이 제공하는 양질의 데이터 때문이다.

국가복지 정책에도 데이터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130조가 넘는 국가복지예산의 효율적 사용 및 관리를 위한 복지데이터의 관리 및 분석은 건전한 국가복지시스템 구축에 필수 불가결하다. 2014년의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라는 슬로건 하에서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빈곤계층 발굴을 위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사용되고 있다. 복지국가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발굴하고 이를 적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며 그 중심에 데이터가 있다.

데이터 파고에 금융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금융의 시장 효율성과 공공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도구로써 데이터가 쓰일 수 있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대부업 이자율의 상한선을 낮추려고 한다. 금융의 공공성 강화를 강조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많은 서민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며, 결국 불법 대출업체의 먹잇감이 될 것이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대안으로는 신용이 좋은 서민들을 발굴하고 이자율을 신용에 맞게 인하해 주는 것이다. 금융정보 외에 핸드폰 사용패턴이나 인ㆍ적성검사 등의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신용도를 좀 더 세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전담할 서민을 위한 신용관리원 같은 공적 기구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올해 사장성어로 문재인 대통령은 ‘재조산하 (再造山河)’를 꼽았다. ‘나라를 다시 만들다’라는 뜻이다. 성공적인 새로운 나라의 건설을 위한 데이터 공화국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