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유리천장인가 vs 엄격한 검증인가…뜨거운 ‘강경화 논쟁’

野3당 “임명 반대” 靑·與 ‘곤혹’
“여성 외교장관에 대한 거부감”
“文정부 5대 원칙에 부합 못해”

인사청문회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강경화<사진>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놓고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유리천장이라는 주장과 엄격한 인사 검증일 뿐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난 8일 이틀간의 후보자 청문회 끝에 “(강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을 만회할만한 업무능력이 발견되지 못했다”며 강 후보자 임명 반대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도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강 후보자의 낙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당의 이같은 결정이 국회의 ‘유리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학과 교수는 “청문회에서 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 해명이 됐는데도 반대하는 것은 강 후보자에게만 지나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야당의 전형적인 ‘발목잡기’와 여성에 대한 차별 인식이 합쳐진 ‘유리천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후보자가 흠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강 후보자의 능력과 현 정부의 안정을 고려하면 보고서를 채택하는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도 “국민의당 측의 발언만 봐도 여성이 외교부의 수장이 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우려와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부라는 남성 영역에 여성 후보자를 내정하니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앞서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강 후보자 인선을 놓고 “지금은 안보 현안이 중요한 만큼 이번에는 국방을 잘 아는 남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반면 강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움직임은 엄격한 인사 검증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인사 기준 5대 원칙을 내세웠는데 강 후보자가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것일 뿐, 성별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의혹이 많이 제기된 후보자들은 탈락했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탈세ㆍ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유리 천장’이라는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권형기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리천장은 과도한 해석에 불과하다“며 ”자칫 이러한 주장이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교수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중립적인 인사청문회 기준을 만들어서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단체 등에서는 강 후보자에 대한 지지선언도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위안부 피해자인 박옥선(94)ㆍ이옥선(91)ㆍ이용수(90) 할머니는 지난 8일 “강 후보자가 대한민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됐으면 좋겠다”며 장관 임명 동의를 촉구했다.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하는 국내외 연구자 모임인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도 지지 의사를 보탠 상황이다.

김정숙 세계여성단체협의회장 등 여성단체 대표 36명도 성명서를 통해 “다른 남성 후보자보다 강경화 후보자에게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유능한 여성인재가 정치적 협상이나 빅딜의 희생양으로 낙마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1개 단체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간 남성들에게는 관대하게 적용해온 일부 흠결사항을 침소봉대하여 정치공세로 여성장관 후보를 협상의 제물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공무원 노조도 이례적으로 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에게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자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이현정 기자/[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