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뇌부 대폭 물갈이…인적청산 속도

22기·23기 검사장 승진 대상
우병우 라인 도려내기 가속
검사장급 자리 축소 전망도

법무부로부터 ‘좌천 인사’를 통보받은 검찰 고위 간부들이 8일 ‘줄사표’를 내면서 검찰을 겨냥한 문재인 정부의 ‘인적청산’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검사장급 이상 주요 보직이 공석인 상태에서 추가로 고위 인사들의 사표 행렬이 이어질 경우 검찰 인사 폭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지난 달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이 된 이영렬(59ㆍ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부산고검 차장으로 내려보내고, 그보다 다섯 기수 아래인 윤석열(57ㆍ23기) 서울중앙지검장(검사장급)을 승진시키면서 향후 파격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도 안 돼 이른바 검찰 내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4명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시키는 ‘찍어내기식 인사’로 검찰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돈봉투 만찬’에 참석한 이 전 지검장과 안태근(51ㆍ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해 면직을 권고하는 내용의 법무부 감찰 결과가 나온 지 하루 만이어서 그 의미는 컸다.

윤갑근(53ㆍ19기) 대구고검장과 정점식(52ㆍ20기) 대검찰청 공안부장, 김진모(51ㆍ19기)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52ㆍ20기) 대구지검장이 전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틀 사이 검사장급 6명이 한꺼번에 옷을 벗게 됐다.

이금로(52ㆍ20기) 법무부 차관과 봉욱(52ㆍ19기) 대검찰청 차장 임명으로 인천지검장과 서울동부지검장 자리도 비어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 달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인선 당일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고검장ㆍ검사장급 인사들이 ‘줄사표’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향후 검찰 내 인사 요인이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현재 검사장급 중 막내 기수는 22기다. 향후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22기가 추가로 검사장급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아울러 윤 지검장과 동기인 23기도 검사장 승진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22기들의 추가 사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위가 고검장급에서 검사장급으로 낮아지면서 검사장급 이상의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법무부는 윤 지검장 부임 이후 ‘어색한 동거’를 해왔던 노승권(52ㆍ21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대구지검장으로 전보 조치하면서 검사장급이었던 서울지검 1차장검사직의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이외에도 검사장 자리가 단계적으로 축소될 경우 전국 5개 고검의 차장검사 자리와 대검찰청 부장 자리 등이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력한 검사장 승진 후보였던 서울중앙지검 이동열(51ㆍ22기) 3차장검사와 이정회(51ㆍ23기) 2차장검사의 거취도 관심사다. 이들은 윤 지검장보다 각각 연수원 선배이거나 동기다.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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