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2개주 지사들 “우리는 온실가스 감축노력 계속할 것”

트럼프 파리협약 탈퇴에 반발
미국기후동맹 구성 자체 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지만, 미국 내 12개주(州)는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코네티컷과 델라웨어, 하와이,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버몬트, 버지니아 등 9개 주가 최근 ‘미국기후동맹’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미국기후동맹’은 지난주 워싱턴주,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각 지사들이 창설한 협약체다. 동맹의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수준에서 26∼28% 감축하는 것이다.

새로 동맹에 합류한 주 가운데는 공화당 소속 지사가 있는 매사추세츠와 버몬트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들 12개주의 인구는 1억2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달한다. 미국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분의 1 정도다.

필 스콧 버몬트주 지사는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주도하길 꺼린다면 우리 주 정부들이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동맹에 참여한 배경을 전했다.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해 반(反) 트럼프 전선을 주도해온 브라운 캘리포니아 지사는 “기후변화가 거짓말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과학적 증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이 중요한 문제에서 무단 이탈한다면 캘리포니아와 다른 주들이 이를 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하와이주는 전날 미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대기 중 탄소 억제에 관한 법 등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는 법률을 발효했다.

이 밖에도 콜로라도와 메릴랜드, 몬태나,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필라델피아주도 동맹 합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기후협정은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며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공식으로 발표해 전세계의 반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중국이 꾸며낸 ‘사기’라며 파리협정 파기를 주장해왔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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