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정점에 올라있는 ‘미우새’가 가는 방향

-잘 나가는 ‘미우새’에도 걱정거리는 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정점에 올라있는 ‘미우새’에도 걱정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이를 위해 ‘미우새’의 역사를 잠깐 돌아보겠다.

‘미우새’는 처음 걱정반 우려반으로 출발했다. 시작하면서 욕도 많이 먹었다.

그 이유는 나이든 아들이 성숙한지를 보는 기준이 결혼에 있다는 점, 그런 것들을 모성(母性)으로 미화하고 정당화하려 했다는 점이다. 50세가 다된 중년 아들을 생후 몇개월하는 것부터가 아들을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는 하나의 장치로 볼 수도 있다.


혼자 사는 나이든 아들은 불완전체이고, 결혼을 해야 완전체가 되는 어불성설은 모성앞에서는 고개를 내린다.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은 있다. 극단적이지만 90 먹은 노모가 70세 아들에게 “아가”라고 했다는 게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마마보이들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미우새’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역설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미우새’가 잘 되는 것은 아들보다는 엄마때문이다. 연예인 가족이 방송에 나오면 웬만해서는 욕을 먹지만 ‘미우새‘의 엄마는 프로그램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엄마가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쉴드’다.

사실 ‘미우새’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별 재미가 없다. 김건모는 ‘설정’이고 ‘기행’이다. 박수홍은 클럽을 가고 희귀물고기 ‘워터독’을 기르지만, 별 재미가 없다. 토니안이 사는 모습, 강타의 집에서 지내는 모습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

이런 아들들을 바라보며 이상하다고 반응하는 엄마가 더 재밌다. 엄마들은 아들들의 이상한 모습을 중화시키고 눌러주는 힘이 있다. 제 자식을 예뻐 하는 엄마들에게 무리수라고 할 사람은 없다.

박수홍 엄마는 “걔는 그냥 바보에요”라고 하고, 김건모 모친은 “참 가지가지 한다”라고 한다. 이상민 엄마는 빚을 갚기 위해 잠도 못자고 뛰는 아들이 안쓰러워 운다.

지난주 이상민은 새벽 3시반에 기상해 5개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새벽 2시40분에 침대에 오르는 모습을 방송했다. 졸음을 떨치기 위해 먹는, 4리터나 되는 커피를 몇 개의 통에 나눠 넣고 화장품, 의상을 담은 짐이 무슨 유랑극단 같았다.

이상민의 투입은 ‘미우새’의 신의 한수가 됐지만 앞으로 빚을 갚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는 제작진이 고민해야 한다. 아직은 괜찮다. 시청자들이 빨리 벌어 빚을 갚아라며 응원해주는 분위기다.

‘미우새’는 아들들의 모습은 여느 관찰카메라와 비슷하며, 엄마들이 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제 이 구도가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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