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공원, 쓰레기 매립지서 ‘생태 보고‘로 되살아나다

 -월드컵 공원 동식물 1557종 서식
-2000년 559종에서 3배 가량 증가
-서울시 “생태숲 조성 사업 성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월드컵공원이 과거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의 보고로 되살아나고 있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의 자연 생태계 모니터링을 벌인 결과 개장 전인 2000년 559종이던 동식물이 작년 1557종으로 16년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월드컵공원에서 관측된 ‘야고’. 제주도 한라산 억새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희귀 식물로 알려져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시는 2002년 월드컵 공원 개원 후 자연생태계 변화과정을 매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월부터 12월까지 식물, 야생조류 6개 분야를 조사했다.

그 중 식물은 271종에서 687종으로 2.53배(416종) 증가했다. 억새, 모감주나무 등 353종은 생태계 다양성 증진을 위해 시가 심은 식물이나 이외에 63종은 저절로 자라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중 서울시보호종인 참통밭, 긴병풀꽃 등과 제주도 한라산 억새밭에 나는 특이식물 ‘야고’도 하늘공원 억새에 기생하며 뿌리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 생태계 건강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귀화식물은 공원 조성 직후인 2003년 116종(귀화율 27.8%)에서 98종(귀화율 14.3%)으로 줄었다.

야생 조류도 33종에서 75종으로 2.27배(42종) 늘었다. 도심 속 흔치 않은 물까치 개체수가 증가했으며,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 4종과 새호리기, 새매 등 멸종위기종 5종, 오색딱따구리, 꾀꼬리 등 서울시보호종 7종 등이 관찰됐다.

양서파충류로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중심으로 수백마리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고유종인 한국산개구리와 옴개구리 등도 난지연못~난지천 수계에서 서식 중이다.

육상곤충도 2003년에서 2016년 사이 233종에서 483종으로 2.07배(250종) 많아졌다. 평소 찾아보기 힘든 한국고유종인 꼬리명주나비가 난지천 하류 쥐방울덩굴 군락지에 모여 사는 장면이 관측됐다.

아울러 버섯 63종, 거미류 93종 등이 발견됐다. 버섯은 연속출현종 비율이 10% 미만으로 매해 다양한 버섯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매립지 식생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3년부터 추진한 ‘생태숲 조성’ 사업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드컵공원 일대는 2010년 태풍 이후 훼손이 심해 자연적인 식물군집 변화를 보이는 ‘식생천이’가 어려워 생태숲 조성이 필요했다. 2013년부터 3년간 생태숲 78개소를 조성했고, 5만8000주 이상을 식재했다.

김종근 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서울시 생태보고로 되살아나고 있는 월드컵공원의 생물종다양성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생태숲 만들기, 야생동물 서식환경 개선 등 다양한 생태복원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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