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서울생활 ①] 10명 중 4명 “가족이라도 돈 이야기는 못합니다”

-서울 시민 36.8% ‘금전적 도움 받을 사람 없다’
-다수는 신체ㆍ심리 문제 있을 때도 기댈 곳 없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시민 10명 중 4명은 금전적 도움이 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과 친척도 예외가 아니다. 1000만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에서 단 한 명 마음 놓고 돈을 빌릴 사람이 없을 만큼 사회가 ‘팍팍’해지고 있다.

10일 서울시의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 36.8%는 ‘금전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부모님과 자식, 친구 중에서도 급히 돈이 필요할 때 마음 놓고 빌릴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시민 4명 가운데 1명(23.8%)은 ‘낙심, 우울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사회적 연결망 중 몸이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대답한 비율도 17.7%로 높았다. 상당수 시민은 경제적인 위기 뿐 아니라 신체ㆍ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때도 자신 외에 기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민 36.8%는 금전적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
상황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사진=서울시 제공]

서로를 지탱해 줄 연결망이 느슨해진 데엔 1인 가구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급속한 개인화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감을 약화시켰다는 얘기다.

실제 서울 시내 1인 가구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1980년 4.5%에 불과한 비율은 1990년 9.1%, 2000년 16.3% 등 10년 간격으로 배 가량 커졌다. 이어 2010년 24.4%, 2015년에는 전체 29.5%가 1인 가구로 자리 잡았다.

이외 만성적인 경기 침체, 전 세대에 걸친 실업률 상승 추세 등도 사회가 점차 삭막해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거론된다.

팍팍한 사회상은 다른 응답에서도 묻어난다. 시민 5명 중 3명(60.2%)은 작년 ‘기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14년 53.1%, 2015년 58.3% 등 기부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은 매년 늘고 있다.

작년 자원봉사 참여율도 14.5%로 2015년(12.3%)보단 소폭 상승했으나 2011년 23.0%, 2012년 22.7% 등 4~5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또한 지난 2주간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는 시민 비율은 54.2%로 과반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매우 많이 느꼈다’는 시민이 25.6%로 전체 시민 4명 가운데 1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 원인으론 ‘과도한 업무와 과도한 학습량’(25.4%), ‘대인 관계’(18.0%), ‘건강 상태’(14.9%) 순이었다.

이번 서울서베이는 시민이 느끼는 삶의 질과 주거, 교육 등 주요 생활상을 파악하기 위해 시가 매년 하는 조사다. 작년 10월 한 달간 시 거주 2만 가구와 외국인 2500명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