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서울생활 ②] ‘탈진’ 직전인데…시민 34.8% “1년간 휴가 하루도 없어”

-서울 시민 10명 중 3~4명 지난 1년간 휴가 ‘0일’
-다녀와도 1년 기준 휴가일 평균 4.83일 불과해
-소득 높을수록 휴가 사용률도 꾸준히 상승 추세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강남구에 있는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에 2년 반째 다니는 강모(28) 씨는 최근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다. 얼마전에 낸 여름휴가 계획서도 사실상 묵살되자 화는 극에 달했다. 강 씨는 “회사가 자리를 잡아야한다는 핑계로 그간 연봉 인상은커녕 3일 이상 휴가를 다녀온 적도 없다”며 “방전된 배터리로 하루하루 연명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오는 7월과 8월 여름 휴가철만 바라보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씁쓸하게 구경만 해야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 시민 10명 중 3~4명은 지난 1년간 단 하루 휴가도 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 34.8%는 지난 1년간 휴가를 하루도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123RF]

10일 서울시가 내놓은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를 보면 지난 1년간 휴가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 ‘휴가를 간 적 있다’고 답한 서울 시민은 65.2%였다. 나머지 34.8%는 1년간 고단한 일에 매여있던 셈이다.

휴가를 다녀온 시민들의 실제 휴가기간은 1년 기준 평균 4.83일로 나타났다.

후가를 다녀온 2명 중 1명(53.0%)은 ‘5일 미만’ 짜리를 휴가를 썼다. ‘4~5일’과 ‘2~3일’이 나란히 26.5%로 같았다. ‘10일 이상’ 휴가를 다녀온 시민은 6.0%에 불과했다. 이어 ‘6~7일’ 4.9%, ‘8~9일’ 0.9%, ‘1일’ 0.5% 순이었다.

지난 1년간 휴가 경험과 기간 [사진=서울시 제공]

소득이 낮을 수록 휴가사용률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은 29.4%만 지난 1년간 휴가를 다녀왔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70% 이상이 휴가를 쓰지 못한 것이다.

월간 소득별 휴가사용률은 ▷300만~400만원 미만(64.1%) ▷400만~500만원 미만(68.1%) ▷500만원 이상(76.2%) 등 소득이 오를수록 휴가 사용률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제적 빈부격차가 휴가의 빈부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만한 대목이다.

한편 휴가 기간을 뺀 작년 주말과 휴일 여가활동을 보니 시민 대부분은 TV 혹은 비디오 시청(78.0%, 중복응답)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어 단순 휴식(43.5%), 컴퓨터 게임과 인터넷 검색(28.3%) 등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문화예술 관람(22.3%), 운동(21.6%), 사회 봉사활동(6.7%) 등 야외활동에는 소극적이었다. 여행과 나들이만 41.8%로 비교적 높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집안에서 하는 소극적인 여가활동이 대부분”이라며 “수동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통계는 작년 10월 한 달간 시 거주 2만 가구와 외국인 2500명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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