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후폭풍 ①] AI發 ‘카스테라의 악몽’ 재현되나…제빵업계 전전긍긍

-계란 주재료 쓰는 제빵업계는 울상
-원가 상승에 실적 악화는 불가피
-대형업체보다 영세자영업자 직격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카스테라가 또 떨고 있다.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한때 생산중단까지 겪었던 카스테라가 최근 AI가 재확산되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계란을 주재료로 카스테라를 만드는 제빵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주말 AI 발생 이후 다시 뛰기 시작한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는 7967원까지 올랐다. 이는 한달 전 7890원보다 77원 오른 가격으로, 1년 전 가격인 5216원보다는 무려 2700원 이상 치솟은 것이다. 

[사진=AI가 다시 전국 확산세를 보이며 계란값이 폭등하고 있다. 계란을 주재료로 쓰는 카스테라 역시 생산 중단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사진은 동네빵집 카스테라 이미지.]

계란값이 들썩이면서 제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계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품 특성상 원가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데다, 계란 수급 문제까지 겹쳐 빵과 케이크 등 제품 생산 차질까지 예고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장기화될까봐 우려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계란 수급에 문제는 없지만,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실시간으로 추이를 살피고 있다”고 했다.

SPC그룹은 삼립,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의 브랜드에서 하루 80여 톤의 계란을 소비한다. 앞서 SPC그룹은 AI 여파로 계란 공급에 차질을 빚자 지난해 12월 22일부터 파리바게뜨의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이크 등 19개 품목의 생산을 생산중단한 바 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CJ푸드빌 한 관계자는 “연초에 오른 계란값으로 원가부담이 커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AI 확산과 계란 수급 상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했다.

1300여개 뚜레쥬르 매장에서 하루 20여 톤의 계란을 사용하는 CJ푸드빌은 계란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지난해 12월 카스테라에 대해 하루에 매장당 1개, 프리미엄 카스테라의 경우 5개로 구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대형 제빵업체만이 아니다. 동네 빵집도 울상이다. 서울 성수동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 씨는 “카스테라는 동네 빵집 효자상품인데, 원재료 70%가 계란”이라며 “가격도 가격이지만,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당장 우리같은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제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추이라면 카스테라, 케이크 등 계란을 쓰는 제품은 또 다시 생산을 중단해야할 지경”이라면서 “자체 공급망을 가진 대형업체들 보다 소규모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9일 오전 현재 AI는 발원지인 전북지역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일 밤 10시께는 익산시에 있는 21마리 규모 토종닭 농가 1곳이 고병원성 H5N8형 AI로 확진됐으며, 이로써 AI 간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오거나 H5, H5N8형까지 확인된 농장은 총 27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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