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왜 ‘막말꾼’ 니카이를 韓특사로 보냈을까?

-日대표 ‘지한파’ 니카이, ‘막말꾼’으로 전락

-고노ㆍ무라야마 담화, 김대중ㆍ오부치 정신 강조해온 지한파

-朴대통령 위안부 해결촉구에 긍정…‘매국노’ 비난받다 韓 비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고노담화는 당시 고노 전 장관이 주변사람들과 의논해 결정한 것이다. 경솔하게 발언해서는 안된다.”

자민당 다수 의원들이 고노담화 재검토를 주장할 때 그는 반대의사를 표명냈다. “외교에서 연속성이 없을 순 없다”며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2015년 전후 70주년 담화(이른바 아베담화)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논란에 “김대중ㆍ오부치 시대가 그립고, 동경하게 되는 것으로 하면 안된다. 김대중ㆍ오부치 시대를 발전시켜야 한다”고도 말했다. 아베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특사로 파견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 俊博) 자민당 간사장의 이야기다.

아베가 니카이를 특사로 파견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고노ㆍ무라야마 담화, 그리고 김대중-오부치 선언 내용과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과거사 문제는 우리가 양국관계 발전시켜 나감에 있어 함께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일본 지도자들께서 과거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내용과 정신을 계승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대일 특사단도 마찬가지였다. 

아베 일본 총리 특사로 방한한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오른쪽 두번째)이 10일 오후 전남 목포시 만호동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삼남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왼쪽),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관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니카이 간사장의 특사파견은 아베 내각이 문재인 정부의 뜻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니카이 간사장은 10일 방한하자마자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을 방문했다. 이날 기념관에는 김성재 기념관 이사장,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 박준영ㆍ윤영일 국회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니카이 간사장 일행을 맞이했다.

그런 니카이 간사장이 연일 자극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니카이는 10일 한국 정치인 등과 만난 자리에서 “한 줌의 간계를 꾸미는 일당은 박멸해가야 한다”며 “한국 안에도 한줌이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발견하면 박멸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니카이 간사장이 한일 우호를 호소하는 문맥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지만,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카이는 앞서 전날 SBS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과 관련해 “바보같은 이야기는 국제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막말배경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할 때 총대를 메고 대화에 나선 게 니카이 간사장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 만난 뒤 “위안부 문제는 미해결”이라고 했다가 일본 보수층으로부터 ‘매국노’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위안부 합의가 한국에서 논란이 되자 이를 불쾌해 했다는 게 일본 소식통의 설명했다. 니카이는 이후 “한국이 중요한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교섭하는 데에는 꽤 성가신 국가”라며 한국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12일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니카이 간사장은 위안부 합의에 대한 아베 내각의 입장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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