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한인 피살 사건 진범 검거

-코리안 데스크, 진범 확인에 공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새 정부들어 처음 발생한 필리핀 한인 피살 사건의 진범이 검거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20일 필리핀 세부시 라푸라푸주에서 발생한 우리 교민 총기피살 사건이 발생한지 16일 만에 진범 3명 중 2명을 현지 경찰이 검거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피해자의 내연녀인 필리핀 여성이 피해자에게 폭행을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필리핀 남자친구 등과 공모하여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경찰청은 필리핀 세부에서 여행가이드로 일하던 한국인 A씨(47)가 이웃에 의해 사체로 발견된 직후, 공동조사팀 3명을 현지에 급파해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과 함께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해 왔다.

당초 필리핀 경찰은, 피해자의 이웃인 필리핀남성 2명이 사건 발생 전 피해자의 가방을 절취하고 피해자 소지품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살인혐의로 검거했다. 검거 이후 용의자의 집에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셔츠를 발견하였고 사건은 용의자 2명 검거로 그대로 종료되는 듯 했다.

필리핀 세부 라푸라푸 주에서 발생한 한인 살해 사건 진범이 코리안데스크 지원으로 잡혔다. 용의자들이 피해자 집에서 범행 후 나오는 장면.

그러나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는 검거된 용의자들의 진술이 불명확하고 살해동기 역시 명확치 않아 현지 수사에 의구심을 품고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묻은 셔츠 일부를 국내에 보내 긴급 DNA 분석을 의뢰했다. 3일 만에 나온 분석 결과 해당 혈흔은 피해자의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DNA분석 결과가 신속히 나온데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필리핀의 경우 DNA분석이 가능하지만 통상 결과회신까지 최소 1∼3개월이 소요된다.

경찰주재관과 교민 전담반은 피살 현장에서 피해자의 휴대 전화가 발견되지 않은 점에 착안해 범인이 휴대 전화를 훔쳤다고 판단해 피해자의 휴대 전화 관련 사항을 중심으로 공조수사를 진행했다. 현지 경찰 등이 휴대 전화 위치추적에 집중하는 동안, 현지 교민들은 인적 연결망을 활용하여 피해자의 SNS 계정을 확보하였고, 유족의 동의를 얻어 계정에 접속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피해자 SNS계정에서 용의자인 필리핀인 여성 B(20)씨가 사건 당일 피해자에게 “집을 방문하겠다”고 한 것을 확인했다 필리핀 경찰은 여성이 일하는 마사지 숍에 경찰관을 급파해 검거했고 4시간 동안 심문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B씨는 마사지사로 피해자와 비정기적으로 A씨와 내연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A씨의 집에서 금품을 훔치다가 발각된 B씨가 심한 폭행을 당한 뒤 앙심을 품고 자신의 남자친구 C씨와 살인을 모의했다. C씨는 전문 킬러로 소문 난 자신의 친구 용의자 D씨를 끌어들였다.

이들은 지난달 17일 저녁 11시 30분 피해자로부터 훔친 물건을 돌려준다는 핑계로 피해자의 집 방문해 소음기를 장착한 45구경 권총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

현지 경찰은 검거된 B씨와 C씨를 살인죄로 검찰에 송치하고 남은 용의자 D씨 추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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