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국회설득 총력전 vs 野 ‘강경화 철회’ 배수진…협치 분수령

여론 업은 文과 ‘인정투쟁’ 野의 ‘치킨게임’
캐스팅보터 국민의당 ‘姜은 빼라’
지명 철회ㆍ강행 양자택일 뿐…협상카드가 없다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여론지지를 업은 문재인 대통령과 ‘인정투쟁’을 벌이는 야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정면 대결’에 접어들었다. 12일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시정연설에 나서는 등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국회 설득 총력전에 나섰지만 보수야당은 물론 ‘캐스팅보터’인 국민의당까지도 정부의 장관 후보자 인사지명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특히 국민의당은 강 후보자 지명 철회를 사실상 협치의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철회냐 강행이냐 양자택일 밖에 없는 문 대통령으로선 여론전과 설득 외에는 제3의 협상카드가 없다.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개편안 논의 및 주요 각료 후보자 추가 인사청문회 등이 예정된 가운데 12일은 새정부와 국회의 협치 여부를 가를 ‘운명의 날’이 됐다. 


▶‘친문’ 전면배치하고 국회로 달려간 文대통령=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시정연설과 이에 앞선 정세균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을 통해 일자리 추경과 강경화 후보자 등 인사에 관한 국회의 협조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전날 이른바 ‘친문’(親문재인) 일색의 추가 인선으로 야당의 심기는 더욱 곤두섰다.

문 대통령은 11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국방부 장관에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법무부 장관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또 고용노동부 장관에 조대엽 고려대 교수, 환경부 장관에 김은경 전 청와대 비서관을 각각 발탁했다. 5명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거나 자문 그룹의 일원이다. 진보 교육감 출신 교육부총리ㆍ비(非)고시 출신 법무 장관 후보자 등 주요 내각 인사 면면에서도 경제ㆍ교육ㆍ검찰ㆍ국방 개혁 등의 의지도 재확인했다. 야당의 반대와 제동에도 불구하고 인사ㆍ개혁의 강공 기세를 이어간 것이다. 제1야당에서는 당장 “보은ㆍ코드인사”라는 날선 비판이 나왔다.

▶‘제1야당’ 한국당 “보은ㆍ코드 인사”…‘캐스팅보터’ 국민의당 “姜은 안돼”=출범 한달이 지난 문재인 정부는 여론 지지율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6월 1~2주차 각각 84%와 82%가 나왔고, 리얼미터의 12일 발표에서는 한 주 전보다 0.8%가 오른 78.9%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ㆍ개혁 강공’을 할 수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은 새정부 집권 후 야당으로서의 존재감과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야 모두 당권재편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당은 ‘강한 제1야당’의 기치 아래 보수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으로부터 “여당 2중대”라는 비판까지 듣고 있는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터’로서 더불어민주당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태세다. 12일까지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회를 무사 통과한 인사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뿐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ㆍ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ㆍ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3명의 후보자에 대해 모두 임명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간의 정례 회동도 거부했다. 이날 오전까지 두 보수야당의 반대로 김이수ㆍ김상조ㆍ강경화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특히 강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국정공백은 막아야”, 공은 文대통령에게=꼬인 실타래의 첫 매듭은 강 후보자의 거취다. 청와대는 ‘첫 여성ㆍ비(非)고시출신 외교부 장관’이라는 상징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장 이달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실무적인 이유도있다. 야당으로서도 문 정부가 천명한 인사 원칙을 위배하는 인선인데다, 이미 3야가 공히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처지다. 이때문에 여야가 각각 ‘인사의 상징성’이나 ‘여론지지율’, ‘야당의 존재감’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국정공백 최소화’를 최우선 목표로 둬야 한다는 것이다. 강 후보자 거취를 둔 여야 힘겨루기가 계속되면 당장 급한 일자리 추경ㆍ정부조직개편안ㆍ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대책ㆍ정상외교 모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공은 정부와 문 대통령에 넘어갔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