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유라 재소환 “어머니 면회 허락하면 다시 갈 생각”

-‘업무방해’ 혐의外 외환관리법 위반 등 추가 검토
-조사 여의치 않을 경우 불구속 기소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좌영길ㆍ김현일 기자] 최순실(61) 씨의 딸 정유라(21) 씨가 12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첫 조사다.

정 씨는 이날 오전 10시19분께 모자를 눌러 쓴 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을 의식한 듯 차에서 내리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 과정에서 입구에 대기 중이던 취재진과 잠시 마찰을 빚었다.

기자들의 물음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던 종전 모습과 달리 정 씨는 이날 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란 답만 반복하며 말을 아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무슨 혐의로 소환 통보를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도 “못 들었고 조사받으러 왔다. 죄송하다”고만 했다. 어머니 최 씨를 다시 면회하러 갈 생각이 있는지 묻자 “네, 허락하면”이라고 답하고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앞서 정 씨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어머니 최 씨를 만나기 위해 지난 9일 직접 구치소를 찾았지만 교정 당국은 정 씨가 형사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며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범죄사실과 관련해 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씨는 이화여대 학사 비리와 관련해 최 씨와 공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조사 내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불구속 기소할 수도 있다. 정 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했던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혐의 외에도 또 다른 혐의를 추가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 학사비리는 이미 1심 선고가 이뤄지는 등 마무리 단계여서 이 혐의로 정 씨를 구속하긴 어렵다.

추가 혐의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이 거론된다. 정 씨는 2015년 12월과 지난해 1월 강원도 평창 땅과 최 씨 예금을 담보로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38만 5000유로(한화 4억8000여만 원)를 대출받아 독일 주택을 구입하고, 덴마크 도피 생활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돈의 출처에 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정 씨의 주장을 깰 논리 구성이 쉽지 않고, 당초 덴마크 정부로부터 정 씨를 인도받을 때 근거가 된 혐의에 이 내용이 빠져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검찰은 정 씨의 남편, 아들을 덴마크 현지에서 돌봤던 보모와 마필 관리사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정 씨에 대한 구속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추가 수사 단초를 찾기 위해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기업들이 거액의 뇌물을 최 씨와 박근혜(65) 전 대통령에게 건넸다는 부분인데, 정 씨는 직접 수혜자에 해당한다.

다만 정 씨가 최 씨와 박 전 대통령,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이어지는 공모관계에 관여한 것으로 법리를 구성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최 씨에 대한 압박 카드로 정 씨의 구속을 추진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관한 지적도 나올 수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