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구하기 ‘강경’ 한 文…‘진정성 설득’ 통할까

한미정상회담 등 난제 산적
야권에 대승적인 협조 당부
야권 반대땐 임명강행 가능성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은 꼬인 인사 청문회로 시험대에 오른 협치(協治)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심은 시정연설에 앞서 열리는 여야 대표들과의 첫 ‘영수 회담’에 쏠린다. 인사난항을 두고 국회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다. 특히 한미정상회담과 맞물려 인사가 시급한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핵심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야당 지도부를 만나 인사난맥의 돌파구를 찾아보겠다는 의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등을 만난다. 관행적으로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 나서면 그에 앞서 각 당 대표와 환담을 갖는다. 이날 환담 역시 이 차원에서 열리는 자리이지만, 문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아직 한 차례도 영수회담이 열리지 않았다는 걸 감안할 때 이날 환담은 문 대통령의 사실상 첫 사전 영수회담격이 된다.

형식 못지않게 이날 환담이 주목받는 건 이 자리에서 오갈 것으로 예상되는 내용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시정연설에선 일자리 추경안을 설명하고 국회 협조를 당부하는 데에 주력할 것”이라며 “인사와 관련된 얘기는 시정연설 전 여야 대표 환담에서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ㆍ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임명한 후 아직 추가로 내각을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강 후보자는 한미정상회담 준비와 맞물려 청와대에서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청와대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조속한 시일 내에 채택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공개 요청했을 정도다.

이날 문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의 중요성 등을 언급하며 강 후보자 인사 문제에 국회가 적극 협조해주길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대통령까지 직접 야당 지도부를 만나 ‘진정성’ 있는 설득을 하면 비토 기류가 상당 부분 바뀔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내심 기대하고 있다.

야당과의 접촉면 확대를 위해 청와대 참모들도 대거 동행한다. 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역대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러 국회에 방문할 때는 정무수석 정도가 수행하는 게 관례였다.

정국 해법의 ‘키’를 쥐고 있는 야당 의원들을 다방면으로 접촉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등을 호소하는 ‘물량공세’를 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청와대 관계자는 “본회의가 열리기 전에 야당 의원들과 인사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진정성을 대신이나마 간곡하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낙 야권 반발이 워낙 거세 희망사항이 될 공산이 크다. 진정성 이외에 문 대통령이 내밀 마땅한 협상 카드도 없는 상태다. 전날 발표한 장관 인선에서의 친문(親文) 중용이 현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로 읽히면서 야권의 투쟁 의지를 고조시킨 대목도 악재다.

‘최후의 수단’인 대통령의 대면 호소에도 야당이 꿈쩍하지 않으면 청와대는 결국 결단 상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 철회를 결정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위장전입 등의 의혹이 장관 업무 수행을 못 할 정도의 결정적인 하자가 아니라는 게 청와대의 기본 인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달말 한미정상회담과 내달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중 각국 정상과의 회담이 줄줄이 예정됐다는 점에서 외교장관 임명 철회 카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 끝까지 거부하면 임명을 강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답변하기 어렵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청와대가 결국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면 취임 한달간 이어지던 ‘밀월과 협치’가 ‘대치-힘겨루기’ 국면으로 전환되며 정국이 빠르게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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