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nsight-신지현 KOTRA 블라디보스톡무역관 과장] 러시아 시장, 극동에서 출발하기

KOTRA는 러시아에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 상트페테르부르그, 노보시비르스크 그리고 블라디보스톡 총 4개의 무역관을 두고 있다.

무역관 별 관할 지역이 구분돼 있는데 러시아 땅이 워낙 넓다보니 4개 무역관별 관할지 면적도 넓고 관할지 내 도시간 거리도 만만치 않다.

이에 현지에서 일을 하며 이런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러시아 시장에 관심있는데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인구 100만명 이상의 대도시가 몰려있는 서부 시장을 먼저 개척하는 것이 좋을지, 한국과 가장 가까운 극동러시아부터 출발해 수도로 가는 것이 좋을지 말이다.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쩔 수 없게도 ‘그때 그때 달라요’일 것이다. 어떤 품목으로 러시아시장에 진출할 것인지, 그 제품의 타겟 층은 누구이고 특성은 어떠하며 해상 및 육상 물류는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좋을지에 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식품, 건자재 등은 한국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수요가 있는 편이라 조사가 가능하지만 극동러시아는 제조업 기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엔진, 전자제품, 선반기기 등에 대한 현지 제조사를 찾아달라는 문의는 진행이 쉽지 않다. 이런 특징을 보면 아무래도 극동에서 비즈니스를 출발하기 보다는 보다 큰 시장인 모스크바 등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반대로 러시아 정부의 본격적인 극동 개발정책 추진과 인근 한ㆍ중ㆍ일 신제품이 빠르게 유입되는 테스트 베드적 시장이란 성격에 힘입어 동쪽에서 출발 장점을 잘 살린 기업들이 있다.

러시아 업체로는 포브스 선정, 러시아 사기업 매출액 순위 2015년 49위를 차지한 전자제품 전문 유통업체인 DNS가 있다. 1~50위 내 업체 중 30개가 모스크바에 본사를 두고 있고, 나머지 10여개는 에너지관련 기업으로 채굴지에 본사가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블라디보스톡에 본사를 둔 DNS의 활약은 대단한 것이다. 18년 만에 러시아 전체로 사업을 뻗어나갈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를 현 DNS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 출발한 회사가 극동지역 사무소를 내려고 하면 수도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극동으로 옮겨가기를 꺼려합니다. 아무래도 사회경제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는 작은 도시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오히려 큰 도시로 진출하는 것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체감한 중소형 도시 유통 및 구매 특징을 파악해 이를 서부 러시아 개척에 활용할 수 있었죠.”

러 정부가 극동개발을 위해 특별히 고안한 제도인 ‘블라디보스톡 자유항’에 한러 합작기업으로 입주, 공장을 설립한 A기업도 동쪽에서 출발, 전 러시아로의 판매망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자유항 입주기업에는 일정기간 법인세,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이 있다.

극동 러시아는 항구가 있어 예전부터 무역업이 발달해 왔고 중국과 가까워 육로로 들어오는 중국 제품과의 가격 경쟁도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테스트 베드 시장으로, 또 ‘자유항’ 등의 제도를 바탕으로 한 향후 생산거점으로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러시아 시장, 한국과 가장 가까운 극동에서 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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