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文정부 ‘新 벤처기업 확인제도’ 내년 1월 시행…3단계 심사 ‘윤곽’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민간 위원회가 주도하는 새 ‘벤처기업 확인제도’가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기술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벤처캐피털 등 자금지원 기관이 담당해온 벤처기업 확인업무를 민간주도의 벤처확인위원회로 이관, 현장 전문성과 혁신성 평가비중을 늘리겠는 게 핵심이다.

▷벤처확인 신청기업이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자가진단’ ▷전문기관이 담당하는 ‘추천심사’ ▷벤처확인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진행하는 ‘확정심사’ 등 총 3단계로 세분화된 심사구조도 이미 수립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말까지 관련 정보시스템 및 온라인 자가진단 모형 개발을 모두 마친다는 계획이다.

12일 헤럴드경제의 취재에 따르면 중소기업청과 산하기관은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제3기 벤처기업 확인제도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기청은 지난달 24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간주도의 신(新) 벤처기업 확인제도 도입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도시행 시기와 방식은 오리무중이었다. 당시 일부 언론의 추측보도에 중기청은 “제도 개편의 세부내용과 추진일정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번에 처음 확인된 벤처기업 확인제도 개편안의 핵심은 ‘단계별 심사를 통한 유연성 강화’와 ‘공공부문의 조력자화(化)’ 두 가지다. 새 벤처기업 확인제도는 ‘자가진단→추천심사→확정심사’ 3단계로 이뤄진다. 벤처확인을 희망하는 기업은 먼저 온라인 자가진단을 통해 벤처기업 적격 여부를 따져야 한다.

진단결과를 기반으로 확인심사료를 납부하면 신청유형(벤처투자형·연구개발형·신기술신생형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전문기관에서 추천심사를 받게 된다. 벤처투자형은 벤처캐피털협회가, 연구개발형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신기술신생형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현미경 검증을 담당하는 식이다.

추천심사까지 통과한 기업은 정해진 확정심사 절차에 따라 벤처확인사정관과 전문분과위원회 심사, 벤처확인위원회 최종심의를 거쳐 ▷확인기업 ▷조건부 확인기업 ▷예비벤처(벤처기업 후보군) 등의 유형 판정을 받게 된다. 다만, 벤처기업 확인유형은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정부정책에 따라 벤처기업 확인제도를 민간주도로 전환, 시장논리를 강화하고자 한다”며 “각 분야의 전문기관 20여개 이상을 추천심사 또는 협업기관으로 참여시켜 공정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간주도로 제도를 운영하되, 공공기관이 가진 노하우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공공기관 간 데이터 연동 시스템’과 ‘온라인 자가진단 모형’ 개발 등 세부 작업에도 착수했다. 심사위원 배정 현황과 진행상황, 심사결과를 민간 위원회와 참여기관이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유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심사위원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실명제도 운용된다.

자가진단 모형 개발을 위해서는 벤처확인 신청기업의 기본 정보 및 벤처성 판단을 위한 기술성·사업성·최고경영자(CEO) 의지·리스크 진단 연구가 동시에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이노비즈(기술혁신기업)협회가 앞서 시행 중인 자가진단 모델에 대한 벤치마킹이 일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기청 관계자는 “벤처기업 자가진단 문항과 응답방법의 설계, 입력된 응답치에 대한 자동분석 처리방법 마련 등 해야 할 일이 많다”며 “기존에 벤처기업 확인제도를 운영했던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은 물론, 향후 지정될 민간 위탁기관이 보유한 데이터 현황까지 분석해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벤처기업 확인제도의 민간 이양은 벤처업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기업의 규모와 업종을 중심으로 벤처기업 확인이 이뤄지다 보니 폐해가 많았다. 미국처럼 벤처기업 확인제도를 민간에 이양해 기업 역량과 속성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수차례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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