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②] 아동노동 착취, 대한민국은 상관없다?

-배터리 원료 코발트ㆍ식품사용 팜유 등
-아프리카ㆍ인니서 아동 착취해 생산해
-“불매운동 아닌 절대빈곤 해결이 급선무”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국내에선 산업화와 의무교육의 확대를 통해 15세 미만의 아동노동의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우리나라 역시 아동노동 착취를 통해 생산된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아동노동 착취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아동노동 착취의 결과로 얻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예가 바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원료인 코발트다.

국제앰네스티와 아프리카워치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 ‘목숨을 건 코발트 채굴: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교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에 따르면 삼성, 애플 등 대형 전자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사용되는 코발트가 아동노동 착취의 산물이 아닌지에 대한 기본적인 점검조차 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동노동이 만연한 지역에서 코발트를 구입한 유통업자들이 중국계 대형 광산기업 저장화유코발트주식회사(Huayou Cobalt Company Ltd)의 완전자회사인 콩고동방광업(CDM)에 판매하는 과정을 담았다.

해당 기업의 투자문서 조사 결과 CDM은 코발트 원석을 가공해 중국과 한국 배터리 부품업체 3곳에 납품하고 있었다. 이후 배터리 제조사로 부품을 판매해 생산된 배터리는 삼성,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폴크스바겐 등의 기술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모두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비되는 제품이다.

이러한 간접적인 아동노동 착취는 전자제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앰네스티는 세계 굴지의 식품 및 생활용품 제조사들도 아동노동 착취에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판매하는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에 사용되는 팜유는 8세의 어린이가 끔찍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받는 인도네시아 농장 등지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지적한 기업은 켈로그, 네슬레, 피앤지, 래킷벤키저 등 9개 업체로 한국인들이 하루 평균 한 차례 이상은 꼭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곳이다. 해당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 ‘지속가능한 팜유’를 사용했다고 했지만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기업들이 말하는 ‘지속가능한 팜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기준’과 맞지 않다”며 “그들의 말하는 지속가능한 기준은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멘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이러한 행위 자체가 아동 인권 침해에 일조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노동착취에 대한 불매운동이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냉정한 이타주의자’ 저자인 윌리엄 맥어스킬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부교수는 “가혹한 노동환경은 공분을 살만하지만 노동착취 공장 제품 대신 다른 제품을 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착취공장을 선망의 직장으로 만든 절대빈곤을 해결하는 것만이 올바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맥어스킬에 따르면 지난 1993년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상원의원이 아동 노동착취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아동노동억제법을 발의한 후 방글라데시의 한 공장에서는 5만여명의 아동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이들 대부분은 학교로 돌아가지도, 더 좋은 일자리를 찾지도 못했다. 이들은 오히려 영세한 미등록 하청업체 등으로 내몰려 더 심한 착취를 겪거나 길거리로 내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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