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文대북정책, 분주한 美日

12일 오후 아베 특사, 청와대 예방
13~15일엔 미 국무부 정무차관 방문
미일, 대북 제재기조 재확인
문정부 ‘대화 기조 전환’ 경계…코리아 패싱 우려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의 인선이 지연되는 사이, 미국과 일본이 대북담론을 짜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과 일본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인사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의 주요 실무진들이 대북제재 및 대북억지력 강화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아베 총리의 특사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만난다. 이날 니카이 간사장은 문 대통령에 한일 위안부 합의 외에도 북한문제에 대한 한일 공동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대화’가 아닌 ‘제재’를 강조한 대북담론 짜기를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최근 북핵ㆍ미사일 위협의 엄중함을 국제사회에 적극 강조하고 있다. 지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북한 납치문제 등 북일관계 현안을 공동성명문에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지난달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해 중일 대북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아베 총리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대북압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총리가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대북제재 기조가 대화기조로 전환하는 것을 경계하고 중국 견인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대북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도 주도권 재확립에 나섰다. 토마스 섀넌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12~13일 일본을 방문한 후, 13~15일 한국을 찾아 대북억지력 강화를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 기조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로부터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한반도 배치 방침을 재확인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무부는 섀넌 차관의 방일ㆍ방한 계획을 공개하며 “한국과 북한 위협에 대한 ‘조율된 대응’(coordinated response)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조율된 대응’은 사드를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화에 앞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섀넌의 방한은 한미 간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추진하는 애니타 프라이트 미 국무부 군축ㆍ검증ㆍ이행 담당 차관대행의 방한 일정과 함께 이뤄진다. 대화보다는 제재를, 그리고 북한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미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의 국장급 인사들은 13일 서울에서 외교ㆍ국방(2 2) 고위급 EDSCG 준비회의를 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정례배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달 말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북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한국 위주의 대북정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외교 관계자는 “대북 공동성명문에 ‘대화’나 ‘유엔안보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조’ 등의 문구는 한국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물”이라면서도 “하지만 지정학상 한국이 대북담론에 있어서 레버리지가 크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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