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과거 MB 향해 “업무보고 한번도 못한 인권위원장, 개인의 치욕”

[헤럴드경제=이슈섹션]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11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가운데 그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인권위원장 자리를 물러나며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권 문제에 정통한 진보적 성향의 학자인 안 명예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9년 7월, 임기 만료를 4개월여 앞두고 MB 정부의 인권 의식을 비판하며 국가인권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A4용지 8장 분량의 이임사에서 그는 “새 정부의 출범 이래 발생한 일련의 불행한 사태에 대한 강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인권위의 설치근거나 업무, 권한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몰상식한 비판, 무시, 편견, 왜곡의 늪 속에서 분노와 좌절을 겪은 사람이 저 혼자만이 아니다”고 MB 정부의 인권 기조를 질타했다.

안 명예교수는 “많은 나라의 시샘과 부러움을 사던 자랑스러운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근래에 들어와서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부끄러운 나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인권에 관한 한, 이 정부는 의제와 의지가 부족하고 소통의 자세나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2001년에 설립된 인권위는 이른바 ‘좌파정부’의 유산이라는 단세포적 정치논리의 포로가 된 나머지,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설립돼 오늘날 120개국으로 급증한 사실을 감안하면 누가 대통령에 선출됐더라도 필연적으로 탄생했을 기관이라는 사실을 추호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가) 국제인권 추세에 둔감한 정부이기에 적정한 절차 없이 유엔 결의로 채택한 독립기구의 축소를 감행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명예교수는 “정부 내에서도 인권위의 역할과 국제사회의 흐름을 잘 알고 있을 고위공직자조차 위원회를 특정 목표로 삼은 탄압에 침묵하고 심지어 불의에 앞장서는 안타까운 현실에 실로 깊은 비애와 모멸감을 감출 수 없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했다.

그는 이임사 말미에서 “단 한 차례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는 무능한 인권위원장으로 역사에 남게 된 것은 개인의 불운과 치욕으로 삭이겠다”면서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유엔총회 결의를 통해 채택한 인권위의 설립과 운영의 원칙을 존중하고 국제사회의 우려를 경청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명예교수는 “우리는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제각기 가슴에 작은 칼을 벼리면서 창천을 향해 맘껏 검무를 펼칠 대명천지 그날을 기다리자”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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