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상 가능성 첫 언급…“통화 완화정도 조정할 수”

“경제상황 개선되면” 전제
1, 2차례 올릴 여지는 있어
가계빚ㆍ환율불안 등 대비
文 ‘경제민주화’에조 힘실어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주목된다. 그간 이 총재를 포함한 금융통화위원들은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만 반복했을 뿐 경제상황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1별관 강당에서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당분간은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면서도 “다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한은 금통위는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왔다. 1.25%인 현재 기준금리가 자연금리(중립금리)보다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동결’로 완화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완화정도를 조정하게 되면 소폭의 금리 인상이 가능해진다. 금통위원들은 우리 경제의 자연금리를 1% 중반대로 보고 있다. 1~2차례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2% 미만에서 완화적 통화 정책의 틀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금리인상이 가져올 가계빚 증가 문제와 원화강세에 따른 환율불안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점 역시 금리인상과 맞물린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이 총재는 “잠재적 위험요인인 가계부채의 높은 증가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환율이나 자본유출입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요인의 전개방향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중인 경제민주화에도 적극 동의했다. 그는 우선 “저출산ㆍ고령화, 부문간 불균형,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이 성장잠재력과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약화시키고 있고, 가계의 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소비를 제약하고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쟁제한적 규제 완화,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등을 통해 기술혁신이나 신산업 등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부문간 불균형을 완화하고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근 한은 내 불미스러운 사건을 염두에 둔 듯 “사회가 선진화될수록 공공부문 종사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 더 높아지고 중앙은행 임직원도 예외일 수는 없다”며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자기관리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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