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작심 발언…정말 기준금리 오를까

한은 “추가 인하는 없다” 확고
美도 인상, 국내 경기도 개선
외통수 상황…결단 시간문제
가계부채, 외환시장 불안 변수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벤 버냉키 전 의장은 공개 발언을 통해 그동안 풀었던 돈줄을 조일 것을 시사하며 금융시장이 대비하도록 신호를 줬다. 예고 없이 기준금리의 방향을 틀었을 경우 발생할 금융시장의 충격을 막기 위해중앙은행이 앞으로의 방향을 예고하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의 일환이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창립 제67주년 기념행사에서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이 총재가 통화정책의 완화 수준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금융시장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라’는 본격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총재는 최근 이미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고 5월에는 기준금리에 대해 “현재 수준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경제 상황 개선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앞으로 장기적인 기준금리 기조를 인하에서 인상으로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경제 상황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는 생각하기 어려운 옵션(선택)”이라며 “앞으로 상황에 따라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인상할지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총재의 발언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준은 오는 13∼14일(현지시간)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0.75∼1.0%에서 1.0∼1.25%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연준의 정책금리 상단이 한은 기준금리와 같은 수준이 된다. 연준이 단계적인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고 국내에선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출될 개연성이 거론된다.

수출 회복에 따른 국내 경제의 회복세도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앞세워 지난 5월까지 7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기 대비)를 나타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작년 4분기보다 1.1%나 늘었고 정부의 일자리 추경을 고려하면 올해 성장률이 2%대 후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도 오는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올리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다만, 한은이 이른 시일 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인상 폭이 크지 않더라도 방향전환 자체가 가계빚이나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이날 “당분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당장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이 총재가 임기 내에 기준금리 인상을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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