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도시바 잡고 3번째 도약 완성 노린다

-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 합종연횡으로 참여 가능성 높아졌다는 분석 나와
- 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시너지 효과, SK그룹의 3번째 도약 화룡점정 찍는다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에 ‘3국 연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일본 연합군에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형식이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컨소시움이 도시바 인수에 성공할 경우, 메모리 및 낸드플래시 제조와 판매에 노하우가 있는 SK하이닉스는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를 위해 구성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최근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이끄는 ‘미일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컨소시엄’은 도시바 인수전에 가장 유력한 후보군 중 하나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선택이 도시바 인수에 대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면서도, 합리적인 금액으로 도시바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선택지로 해석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도시바 인수와 관련해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산다는 개념을 넘어 조금 더 나은 개념에서 워치 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100% 소유에 집착하기보다는, 낸드플래시 업계 경쟁자이자 라이벌인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겠다는 의미다.

입찰 제한서에서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지분 전체가 아닌 51%를 인수한 뒤 나머지는 도시바나 도시바 경영진, 또는 일본 정부나 자본이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KKR의 이탈로 생긴 ‘미일 컨소시엄’의 빈 자리를 베인캐피털이 대체할 경우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SK하이닉스의 인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일 컨소시엄에 KKR 대신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참여한다면 ‘한미일 컨소시엄’으로 확장하는 결과가 된다.

SK하이닉스의 이런 전략이 도시바 인수 성공으로 마무리된다면, SK그룹과 최태원 회장은 본격적인 반도체 전쟁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정유화학과 이동통신 사업 인수로 그룹의 1, 2차 도약을 이뤄냈던 SK그룹의 성장사가, 하이닉스에 이어 도시바까지 더해지며 3차 도약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또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둘의 조합은 이 시장 전통의 강자인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동시에 반도체 굴기를 노리는 중국의 예봉을 사전 제압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미일 컨소시엄’에서 반도체 시장, 특히 메모리 시장에서 실질적인 경영 노하우를 가진 곳이 SK하이닉스”라며 “지분 참여 비율과 상관없이, 도시바 향후 경영에서 SK하이닉스의 중요성은 부각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도시바 경영진과 직접 만나, 하이닉스 인수 및 이후 시장 점유율을 올린 경험을 경영진과 일본 관계자들에게 직접 설명했던 최 회장의 또 다른 승부수가, 일본과 미국, 중국 국가 대항전으로 치뤄지고 있는 인수전에서 막판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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