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미래부 죄는 국정委, 잠잠한 국회

-MB 때 기본료 1000원 인하도 방통위 규제, 이통사들 “법적 근거 無” 반발
-국회 미방위 단통법 개정 논의 공전, 6월 국회 통과 난망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 이행을 위해 연일 미래창조과학부를 압박하고 있다. ‘여소야대’ 부담이 있는 국회 입법보다 정부 규제에 따른 정책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 등의 임무를 지닌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정쟁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최근 통신비 인하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미래부를 상대로 ‘업무보고 거부’까지 선언했던 국정기획위 경제2 분과는 지난 10일 비공개를 포함해 4차 보고를 받았다. 김용수 신임 2차관을 중심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양측은 2ㆍ3G(세대) 기본료 폐지를 포함한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종전보다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미진하다며 이번주 중 5차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국정기획위가 이처럼 미래부를 상대로 통신비 인하 방안 도출을 강하게 압박하는 까닭은 정부 정책 개편이 야당이 제동을 거는 국회 입법보다 실현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서 12일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모두 120명으로 절반에 못 미쳐 인사청문회 통과와 중점법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개호 경제2 분과 위원장은 10일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미래부 관계자들은 “통신 3사 독과점 구조로 자발적 경쟁을 통해 소비자 후생을 증진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엄중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이동통신 기본료를 1만2000원에서 1000원 인하했을 때도 방송통신위원회ㆍ기획재정부ㆍ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방안을 마련했고, 방통위 규제를 통해 이통사에 인하를 권고했다. 그런데 당시 이통3사 중 일부가 인하 결정 시기를 최대한 늦춰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지금도 이통사들은 국정기획위의 기본료 폐지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정작 단통법 개정 등 실효성 있는 통신비 인하 방안을 마련할 주체인 국회는 사실상 논의의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0대 국회 개원부터 이날까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제출된 단통법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을 통틀어 모두 17건이지만 6월 국회에서도 처리가 난망하다. 국회 미방위는 지난해 법안처리 건수 ‘0건’으로 ‘식물 상임위’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단통법 개정안은 ▷지원금 상한제(33만원) 폐지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 ▷위약금 상한액 고시 ▷미래부 장관의 요금할인율 재량권 5%에서 15%로 확대(총 할인율 최대 30%까지 상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계 통신비 인하에 큰 영향을 주는 법안이지만 국회 미방위는 올초 공영방송법에 대한 여야 정쟁, 대선 이후 법안소위 위원 정수 조율을 놓고 공전 상태다.

한편 국회 미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회동을 갖고 국정기획위와 미래부 사이 기본료 폐지 논쟁에 대해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기획위와 미래부가 기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기본료 폐지 뿐 아니라 와이파이존 확대, 저소득층 통신비 지원 확대 등 문 대통령의 다른 통신비 공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자는 입장을 국정기획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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