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가 바꾼 편의점 풍경 ②] 밤이면 술판 벌이는 편의점 고객들에 ‘쓰레기 몸살’

-소음과 쓰레기 몰린 편의점 술판
-소비자들 피해사례도 점차 늘어나
-관련 처벌 규정이 현재 미약한 상황
-관계부처 노력에도 개선 힘든 현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반지하에 거주중인 직장인 김세운(29ㆍ서울 서대문구) 씨는 거듭된 소음과 악취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집근처에 편의점이 들어섰는데 여름이라 플라스틱 테이블을 내놓고 영업하자, 소비자들의 음주 뒤 고성방가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고 그 앞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일상이 됐다.

김 씨는 “내가 왜 내 집에서 남의 욕설을 듣고, 쓰레기까지 치워야 하냐”면서 “구청이나 편의점주에게 항의해봐야 그때뿐이다.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자취방 위약금 물고 방을 빼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일선 편의점과 술집들이 더운 날씨에 맞춰 플라스틱 책상과 파라솔을 설치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한 노점 술집에서 소비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문제는 여기에 대한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내는 소음과 관련해서는 마땅한 처벌 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일선 지방자치단체도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상에 테이블을 설치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라 규제와 단속의 대상이다. 하지만 여름을 맞아 일선 술집과 편의점들이 저마다 모두 테이블을 설치하면서 단속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생들의 노상 음주문화가 빈번한 대학가에서는 이런 피해가 더욱 만연하다. 대학생 이윤지(25ㆍ연세대학교) 씨도 피해자 중 한명이다. 이 씨가 살고 있는 학교 인근의 연희동은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임에도 피해는 심각한 편이다. 그는 “어느날 자고 일어났는데 창문에서 검은색 물이 흘러내려와 문을 열어보니 콜라였다. 인근 점포에서 술을 마신 취객이 우리집 창문에 콜라병을 던져서 물이 흘러내린 것”이라며 “창문이 깨졌으면 다쳤을 것이라 생각하니 섬뜩했다”고 했다.

쓰레기도 문제다.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에서 음식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쉽사리 음식을 거리에 버리는 것이다. 대로변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은 이에 큰 불편을 겪는다. 이같은 문제를 위해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

서울시 한 구청 생활환경과 관계자는 “고성방가 행위에 대해서는 기계에만 해당되는 소음진동관리법으로는 규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민원이 들어오면 행정지도는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영업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 규제하는 이 구청 보건위생과에서도 “건축물 외 공간에서 음식을 파는 것은 불법”이라며 “영업장소 신고장 면적 외 장소에서 영업하는 것은 도로법위반이라 하루 5~6건씩 단속을 나가지만, 워낙 영업점이 많아 완벽하게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시 한 편의점에 위치한 야외 테이블에서 손님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지난해 환경부와 서울특별시는 5대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위드미)과 협업을 통해 편의점 앞에 쓰레기통 설치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추진했지만, 일선 편의점주들과 알바노조 측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결국 서울 대학로 인근의 대명거리 일부분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했지만 거리의 쓰레기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았다”면서 “편의점주들은 자신들의 재량권이 있다며 반대했고, 알바노조측도 알바들의 업무가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해온 바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도 같은 입장이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는 도시 환경 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는 이에 비해 미미한 상황”이라며 “시민의식이 개선돼 거리 소음과 노상 쓰레기 투척이 개선되기만을 바라고 있는 심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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