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검증ㆍ돈봉투 만찬 수사…檢 정면 조준하는 警

- 靑 검찰총장 후보군 검증 지시
- 警, 돈봉투 만찬 자료 요청으로 檢 압박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국정 기조의 전면에 내세우자 수사권 조정을 통한 견제와 균형을 주창해온 경찰이 본격적으로 검찰을 정면조준하기 시작했다. 청와대의 주문에 따라 새 검찰총장 검증에 나서는 한편, 검찰 수뇌부의 ‘돈봉투 만찬’ 파문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13일 사정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경찰은 지난 주부터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전현직 검사의 인사 관련 자료와 세평 등을 수집해 사전 검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정보라인이 관련 정보를 확인 한 뒤 자료를 취합해 청와대에 보고하는 형식이다. 


현재 검찰총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59ㆍ사법연수원 15기),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58ㆍ17기), 문무일 부산고검장(56ㆍ18기) 등에 대한 과거행적과 흠결, 업무 경력 등을 통한 능력에 대한 정보를 덧붙이는 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고위공직자와 그 후보 대상에 대한 정보수집과 인사 검증에 나선 것은 2015년 1월 당시 우병우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이 중단시킨 뒤 2년 반 만이다. 당시 청와대에 파견된 박관천 전 경정이 ‘정윤회 문건 사건’에 연루되자 청와대는 “경찰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며 인사 검증 과정에서 배제했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 총장 인사에 경찰 정보를 적극 활용키로 한 것은 ‘검찰 개혁’의 칼로 경찰을 낙점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경찰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방침에도 불구하고 검찰 비리와 수사권 비대화의 견제 주체는 경찰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국회의 입법과정을 지켜보겠지만 경찰에서는 굳이 공수처를 만드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검찰 관련 비리의 수사 주체가 경찰이 돼 검ㆍ경 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을 노리는 경찰의 칼 끝은 이른바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을 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법무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 사본과 검찰의 특수활동비 집행 지침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기초자료 조사를 위해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일단 기다리고 있다”며 “자료가 오면 관련자를 소환해 절차대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돈봉투 만찬에 참석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사 10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중이다.

별도로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같은 사건에 대해 동시에 고발장이 접수될 경우 검찰이 수사 지휘를 통해 수사 주체를 정하도록 돼 있다. 검찰 간부의 비위 사건을 검찰에서 수사할 경우 여론의 비난의 우려되고 경찰이 수사토록 하면 검찰 개혁의 칼자루를 경찰에 넘기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경찰의 자료 요청에 대해 “수사 주체가 정해져야 자료를 제출할 지 결정할 수 있다”며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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