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61%·양파 34%·풋고추 32%…치솟는 서민 밥상물가

성장률 정체속 AI·가뭄등 원인
위축된 소비 더 줄어들까 우려

서민 밥상물가가 심상치 않다. 최악의 가뭄에다 때아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달걀 값은 1년 전보다 50% 이상 오른 상태에서 좀처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양파ㆍ풋고추ㆍ감자ㆍ수박ㆍ참외 등 밭작물과 고등어ㆍ오징어ㆍ갈치 등 생선류도 낮게는 10%대에서 높게는 50% 이상 폭등한 상태다. ▶관련기사 6면

농축수산물 가격의 급등은 치킨값과 카스테라를 비롯한 빵류와 라면 등 가공식품, 음식점 외식메뉴 등의 가격인상 요인이 되는 등 연쇄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라면과 맥주ㆍ음료ㆍ아이스크림 등 관력제품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물가가 오르면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감소해 새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에도 타격을 주는 만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통계청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0% 올랐지만 축산물(11.6%)과 수산물(7.9%) 등 밥상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6.2% 올랐다. 이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 기여도가 0.5%포인트에 달했다. 성장률이 2%대 중~후반에 정체돼 있는 상태에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민 체감물가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특히 품목별로 보면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20~30% 이상 오른 품목들이 즐비하다. 달걀의 경우 작년말에 이어 최근에 AI가 다시 확산되면서 ‘파동’이 재연될 조짐이다. 12일 현재 전국 평균 소매가격(특란 30개 1판)은 7957원으로 1년 전(4928원)에 비해 61.5% 올랐다. 일부 점포에서는 최고 9330원에 판매되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12일 현재 양파(34.3%), 풋고추(32.3%) 등의 가격이 1년 전보다 30% 이상 폭등한 것을 비롯해, 감자(22.0%), 수박(21.4%), 피망(15.5%), 참외(10.6%) 등 밭작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가뭄이다. 최악의 봄철 가뭄으로 농경지가 타들어가는 가운데 장마도 예년보다 늦게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산물 가격의 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소비자물가는 2015년(0.7%)과 지난해(1.0%)에만 해도 매우 안정돼 서민들이 경기부진의 충격을 흡수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올들어 소비자물가가 2%대로 뛴 상태에서 먹거리 밥상물가는 더 큰폭으로 올라 서민들의 경제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물가 상승이 수요요인보다 공급요인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해 물가가 오를 경우 경제에 어느 정도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현재의 물가상승은 수요증가 때문이 아니라 AI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

이해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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