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인수전 재차 가열…고비마다 등장하는 여론전

- 상표권 사용 조건 둘러싼 2라운드 공방 본격화
- 채권단, 中 더블스타 이해 관계 속에 여론전 한계
- 박 회장, 여러 이해관계자 도움으로 우위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을 둘러싼 1라운드 공방보다 더블스타의 상표권 사용 조건을 놓고 펼쳐지는 2라운드 공방이 더욱 뜨겁다. 채권단은 유리한 조건의 상표권 사용을 위해 대출만기 연장 불가나 경영권 박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며, 박 회장 측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에 호소하고 나섰다.

덩달아 여론전도 다시 불붙고 있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에서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의 입장을 바탕으로 박 회장 측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 조건(매출액의 0.5%, 20년간 사용)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반면 박 회장 측에서는 금호산업이 제시한 상표권 사용 조건의 합리성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해 관계자들의 지원 사격도 ‘노조→대리점주→정치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1라운드도 그러했지만, 여론전에서는 박 회장 측이 우위를 보인다.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의 입장을 감안해야 하는 채권단보다 박 회장 측의 주장과 함께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또 박 회장 측 여론전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먼저 금호타이어 노조에서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먹튀 자본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낸다. 뒤이어 중국 업체로 인수될 경우 브랜드 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대리점주들의 우려가 나오며, 자연스럽게 지역민 정서를 감안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

이 같은 모습은 2라운드에서도 반복되는 양상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달 초 부분파업을 벌였다.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매각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채권단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파업 이후 노조는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매각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어 지난 9일 박 회장 측이 강화된 조건의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고, 더블스타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금호타이어 대리점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대리점주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었고,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광주에서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점주와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이날 하나같이 “정부와 집권 여당은 금호타이어 졸속 매각 반대 공약을 적극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정치권에선 호남 지역에 근거를 두고 있는 ‘국민의당’이 집권 여당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에 넘어간다면 광주 전남지역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부 정치권과 금호타이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응답할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잦아든 상황에서 민간기업의 매각에 정부와 여당이 직접 영향을 미치는 모습은 한중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의견 표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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