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우수 협력사 취업 시켜줄게”…‘대기업 고용디딤돌’ 현실은 ‘매장 알바생’

-대기업 참여 ‘고용디딤돌’ 운영 부실 논란
-실무보단 청소ㆍ고객 응대 등 단순업무만
-“열정 부족해”…인턴 끝나도 계약직만 권유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청년 구직자에게 교육 및 우수 중소기업 인턴십을 제공하는 ‘고용디딤돌 제도’가 부실 관리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박근혜 정부는 대기업ㆍ공공기관과 협력해 청년 1만 명을 교육하고 일자리와 연계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디딤돌을 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고용디딤돌’ 제도에 지난해에만 대기업 16곳과 공공기관 22곳이 참여했다. 

[헤럴드경제DB]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협력사), 그리고 구직자의 상생을 도모하겠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프로그램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청년들의 눈물을 흘린다.

고용디딤돌 제도에 참여한 모 대기업은 참가자가 직무교육을 수료한 후에 중소기업 협력사에서 3개월 인턴십까지 수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직무교육과 인턴십이 취업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기업의 설명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대기업 고용디딤돌 마케팅 직무로 선발돼 교육까지 마친 김모(23ㆍ여) 씨는 인턴 기간 중 하차해야만 했다. 인턴십에서 마케팅 실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매장 청소, 설거지, 손님 응대와 같은 단순 업무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실무를 경험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자 “여기는 학원이 아니다”라는 싸늘한 대답만 돌아왔다.

올해 고용디딤돌을 수료한 이모(25) 씨는 기계전기 과정으로 선발됐으나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직무가 JAVA로, 그리고 또 다시 영업으로 두 차례 변경됐다. 이씨는 “직무교육에서 배웠던 것을 활용할 기회가 전혀 없었고 잡일만 해서 시간낭비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용디딤돌 과정을 마친 정모(26ㆍ여) 씨 역시 매일 매장으로 출근해 ‘알바생’ 역할을 해야만 했다. 담당자 호통에 의자에 앉거나 휴대전화를 볼 수 없었다. 대표에게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모욕적 발언까지 들었다. 정 씨는 대기업 측에 부당 대우를 개선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답변만 듣고 변한 것은 없었다. 인턴십이 끝나기 며칠 전, 해당 협력사 대표는 “책임감과 의지가 없어 보이니 3개월 더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노력과 열정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해당 협력사를 관리한 대기업 관계자는 “불만이 계속 접수된 건 사실이지만 매 기수마다 350~400여개에 가까운 중소기업이 참여하다보니 관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중소기업에 직접 감사를 나가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강제적으로 명령할 수 없어 다음 기수에서 제외하는 식으로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또 “프로그램을 중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참가자의 의견을 모두 듣다보니 시각차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용디딤돌 제도는 인턴십을 권유하고 있지만 필수는 아니고 직무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인턴십과 취업도 반드시 연계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중소기업이 내부 논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참가자들이 당초 취지를 오해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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