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변협 ‘성희롱 의혹’ 검사, 변호사 등록 논란

-“변호사법상 등록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입장
-서울변회, ‘등록 부적격’ 의견 전달했으나 반영안돼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 3월 여후배를 성희롱한 의혹으로 감찰을 받던 도중 사임한 40대 검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이 최근 받아들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는 지난 3월 성희롱 의혹을 받고 검찰을 떠난 윤모(47) 전 검사의 변호사 등록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2일 밝혔다.

윤 전 검사는 재직 중 형사 소추나 징계 처분을 받지 않았다. 명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아 변호사법 상 등록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게 변협의 판단이다. 

[사진설명=후배 여검사를 성희롱한 혐의로 감찰을 받다가 사임한 40대 전 검사가 변호사 개업 허가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변회는 ‘등록 부적격’ 의견을 냈으나, 변호사 등록 여부를 최종 결론 짓는 대한변협은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허가했다]

수도권 지방검찰청에 근무하던 윤 전 검사는 지난해 후배 여검사 A씨에게 여성을 음식에 빗대는 등 수 차례 성적 농담을 한 의혹을 받았다.

대검찰청은 지난 3월 언론보도로 성희롱 논란이 벌어진 뒤 진상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대검은 윤 전 검사가 사표를 내자 지난 3월 10일 퇴직시켰다. 징계를 받지 않고 퇴직한 윤 전 검사는 변호사 개업이 제한되거나 퇴직 수당이 깎이는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당시 대검은 “윤 전 검사가 그런 농담이나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가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더 이상 감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사복을 벗은 윤 전 검사는 지난 3월 21일 서울변회에 변호사 등록을 신청했다. 서울변회는 윤 전 검사가 공직자로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고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변협에 ‘등록 부적격’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변호사 등록 여부를 최종 결론짓는 변협은 이를 뒤집고 윤 전 검사의 등록 신청을 받아들였다. 변호사법 8조에서는 재직 중 위법행위로 ▷형사소추 ▷징계처분 ▷위법행위와 관련해 퇴직한 자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을 변협이 등록거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변협 관계자는 “언론보도 외에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윤 전 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검사에 대한 감찰이 중단돼 성희롱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 징계없이 곧바로 사표가 수리된 점을 들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하기 어렵다고 봤다.

한편, 변협은 재경지검에서 후배 여검사를 성희롱한 의혹으로 사임한 박모(44) 전 검사의 개업 신고는 등록심의위원회에서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성희롱을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어 사건의 전후 사정과 당사자의 해명 등을 추가로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검사는 실무 교육을 받던 후배 여검사에게 “데이트 한번 하자”, “같이 술마시고 싶다”는 등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검이 진상조사에 착수하자 사표를 냈고 지난 3월 16일 의원면직 처리됐다.

박 전 검사는 지난 2005년부터 변호사로 일하다 이후 임용된 ‘휴업 상태’인 터라 개업 신고를 했다. 서울변회는 박 전 검사가 징계를 피하기 위해 의원면직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등록 취소’ 의견을 변협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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