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초비상] 계란소비 2000여개…마포 전 골목 한숨만…

100여가지 전·튀김 파는 전 가계
AI 이후 계란값 70% 올라 부담
서민물가 민감, 가격도 못올려

“부담되죠. 많이…. AI가 터진 이후 계란값이 70% 정도 올라서 아무래도 타격이 있어요.”서울 마포구에서 2대째 ‘청학동 부침개’를 운영하는 김민규(32) 대표의 말이다.

지난 11일 일요일밤 11시가 다 된 시각. 공덕동 ‘전(煎) 골목’은 불야성이었다. 고소한 기름냄새가 진동하는 이곳에서는 두 개의 가게가 마주보고 24시간 성업한다. 김 씨의 가게는 두 군데 중에서도 조금 더 규모가 크다. 이곳은 한 예능 프로그램 방송을 탄 이후 전국구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동태전, 동그랑땡 등 기본 전을 비롯해 소간전, 오징어순대, 홍합전 등 판매되는 전만 60여종이 넘는다. 튀김도 50여 가지나 된다. 전은 모든 재료에 계란옷을 입혀 부쳐내는 만큼 하루 계란 소비량만 2000여 개에 이른다. 

100여 가지가 넘는 전과 튀김을 판매하는 마포 전 골목. 하루 계란 소비량만 2000여개에 달한다.

김 대표는 “계란값이 올랐어도 전과 튀김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면서 “재료비가 올랐지만 전 전문점이라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AI가 끝나고 계란값이 안정되기만을 바랄뿐”이라고 덧붙였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재창궐하면서 외식업계는 끝나지않는 ‘계란값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굳이 사먹지 않아도 되는 가정에서와 달리 장사를 위해 반드시 계란을 사서 음식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영향으로 계란 가격은 작년보다 67.9% 급등했다. 계란값은 전월과 비교해도 7.6% 올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소매점에서는 30개 들이 한 판이 1만원에 육박한다.

상인들은 치솟은 계란값이 굳어질 기미를 보이면서 원재료값 부담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김치찌개 반찬으로 계란말이가 나갔는데, 리필 부담 때문에 소시지로 대체했다”며 “이해해주시는 손님들도 있지만 서운해하는 분들도 많아 맘이 편치 않다”고 했다.

은평구 한 식당 주인 윤모 씨도 “식탁물가가 올라 힘든건 가계나 자영업자나 마찬가지”라면서 “계란 뿐 아니라 양파 등 야채값도 너무 올랐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민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지만 AI, 가뭄 등의 악재로 당분간 먹거리 가격은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들어 매달 2%를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현재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제주(6), 부산(기장 2), 전북(군산 2, 익산 3, 완주 1, 전주 1, 임실 1), 경기(파주 1), 울산(남구 1, 울주 2), 경남(양산 1) 등 6개 시ㆍ도, 11개 시ㆍ군, 21개 농장이다.

방역당국은 전통시장의 가축 거래 상인에 의한 AI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 0시부터 오는 25일 자정까지 전국의 모든 가축 거래 상인에 대해 살아 있는 닭ㆍ오리 등 가금류를 유통을 금지했다. 

김지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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