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한국관객에게 보여준 소통력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팝의 여왕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10일 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내한공연을 열었다. 한국에서 정식 콘서트를 연 것은 처음이다.

스피어스는 ‘Toxic’ ‘I‘m a Slave 4 U’ ‘Do Something’ 등 24곡을 90분 동안 불렀다. 자신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선보이는 극장쇼처럼 노래마다 남녀 댄서들의 화려한 춤과 함께 하며 쇼 무대를 방불케했다. ‘Oops’에서는 남자댄스와 지나치게 선정적인 춤을 추기도 했다.

스피어스가 립싱크를 할 줄 알았지만 막상 90분간 100% 립싱크로 붕어 열창(?)을 하니 아쉬움이 들었다. 란제리 패션에 화려한 파포먼스는 볼거리를 제공했고, 한때 망가졌던 몸매도 재기했다. 노래에 따라 무대를 꾸며 춤과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연출력도 점수를 줄만했다.

하지만 스피어스의 소통력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노래부르는 내내 토크가 거의 없었다. “What A Fun” “Best fans in the world(세계 최고의 팬)” 등 몇마디는 했지만, 별로 와닿지 않았다. 언어가 다르다고 소통이 안되는 건 아니다. 그동안 내한한 외국 가수들이 한국팬들과 어떻게 소통을 이뤄냈는지를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스피어스는 한국 관객들과 충분히 소통을 이뤄낼만한 스토리가 있는 가수다. 그녀는 이혼과 재활원 입원, 자살 소동 등 사건을 달고 살았다. 파파라치 언론들은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의 기분과 상처, 감정을 ‘Circus’ 등에 녹여내곤 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한국관객들에게는 기계적으로 화려함만이 부각됐다. 스피어스는 한 시대를 풍미할만한 섹스 심벌로 성공과 추락을 경험했다. 개인적으로는 비극이겠지만, 훌륭한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개인사를 어떤 방식으로건 어필했다면 한국 대중에게 조금 더 다르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스피어스가 음악만을 즐기고 마는 아이돌 가수를 넘어 어떤 식으로 성숙해지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심지어 스피어스가 한국공연 사진의 컨펌(확정)을 늦게 해주는 바람에 사진을 쓸 수 없어 도쿄 공연 사진을 올리라고 하고 이틀 뒤인 12일 오전 11시가 돼서야 2장의 사진을 제공한 것만으로도 부족한 소통력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같은 시간 빅뱅 공연이 열렸음을 감안하더라도 스피어스의 관객동원은 팝의 여제였던가 할 정도로 군데군데 비어있었다. 1만7천석 규모의 고척스카이돔 1, 2층 야외석은 빈자리가 더 많았고, 그라운드석도 빈자리가 많았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전 세계 음반 판매량 약 1억 5천만 장, 정규앨범 7장 중 6장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래미상을 비롯해 공로상을 포함한 6번의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 수상, 9번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 등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의 상들을 휩쓸 정도로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런 스타치고는 한국관객에게 아쉬운 소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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