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인생의 轉機

누구에게든 크고 작은 인생의 전기(轉機)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정치 입문의 계기였다. 최근 총리ㆍ장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는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언급하는 대목은 눈길을 끈다.

주지하다시피, 신라의 원효가 깨달음의 전기를 얻은 것은 해골물이다. 비오는 밤, 움집 같은데서 자다 물을 마시고 다시 숙면을 취했는데, 아침에 깨어보니 잔 곳은 무덤이요, 마신 것은 해골에 고인 썩은 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크게 깨닫고 이른바 ‘기신론(起信論)을 편다.

즉, ‘한 생각이 일어나니 갖가지 마음이 일어나고, 한 생각이 사라지니 갖가지 마음이 사라진다’는 것.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위대한 진리를 깨닫는데 썪은 물 한 사발이면 충분했다.


‘불광동 시(詩) 배달부’로 불리는 김 발렌티노(58)는 이름을 양주 이름 비슷한 것으로 골랐다. 알콜 중독을 이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는 지난 11일자 서울주보에 알콜 중독 치료 병동에서 받은 아들의 편지에 깨달음을 얻고 인생의 전기로 삼았다는 내용의 ‘나를 바꾼 편지’라는 글을 실었다.

“저는 그만 목놓아 울고 말았습니다. 왜냐면 저의 50년 삶을 박살낸 문장을 봤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나의 반짝이는 별, 나는 아버지를 반짝이게 하는 밤하늘….’ 저를 살리고픈 애끓는 사랑을 보았습니다. 우리네 인생은 나를 ‘닫는’ 게 과연 무언지 똑바로 알고 잘 ‘깨면’, 거기서 ‘깨달음’의 자유를 맛볼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는 지금 완치 후 행복배달 시화(詩畵)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음을 바꾸는 일은 주위 사람의 노력에 의해 어렵지 않게 얻을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들의 효심은 김씨의 깨달음 이전에 원래 있었다. 당사자 스스로 인생의 전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보는 노력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함영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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