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세단 이상 퍼포먼스 ‘인상적’…고속 주행은 힘에 부쳐 ‘아쉬움’

쉴 새 없이 내리는 비에 진창이 된 굴곡진 오프로드를 쌍용자동차 G4렉스턴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언덕 너머가 보이지 않는 가파른 경사도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고 쑥 올라갔다. 운전자가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쌍용차의 ‘파트타임 4륜구동(4WD)’ 시스템 덕분이었다.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엠블호텔 고양에서 열린 쌍용차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난 G4렉스턴은 도로 위는 물론 오프로드까지, 노면의 상태와 주행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는 ‘두 얼굴 SUV’였다.

시승코스는 엠블호텔 고양에서 파주 감악산 카페를 오가는 왕복 총 124㎞ 구간으로 이뤄졌다. 자유로와 지방도, 오프로드의 조화를 적절히 이뤄 G4렉스턴의 성능을 확인하는 데 무리가 없는 코스였다.

G4렉스턴의 첫 인상은 ‘무난하다’였다. 쭉 뻗은 직선으로 조합된 거대한 차량은 기자의 심미안으로 살폈을 때 심심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실제 G4렉스턴은 차량 길이는 4850㎜로 경쟁차종으로 지목한 모하비(4930㎜)는 물론 익스플로러(5040㎜)보다도 짧지만 폭은 1960㎜로 모하비(1915㎜) 보다 넓다. 높이도 1825㎜로 경쟁차종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2열 레그룸이 955㎜로 동급 최대”라고 자랑했다. 또 국내 최초 2열 더블 폴딩을 적용해 뒷좌석 승객을 태우고도 골프백을 4개 가량 실을 수 있는 넓은 적재공간(최대 1977ℓ)도 장점이다. 다만 나파 가죽과 퀄트 스티치 라인이 적용된 인테리어는 호불호가 갈렸다. 40~50대 남성이 주 고객인 만큼 중후하고 멋스러운 느낌은 있었지만, 여성 운전자들 사이에선 다소 촌스럽단 반응도 나온다.

일단 자리에 착석해 시동을 걸고 도로로 나갔다. 2.2ℓ 4기통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G4 렉스턴의 최고출력은 187마력, 최대토크는 42.8㎏ㆍm.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인 이른바 ‘0~20km/h’이 경쟁차량보다 짧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한국 도로 특성상 정지와 출발을 반복해 주행하는 일이 훨씬 많다”면서 “G4렉스턴 엔진은 0~20에 강한 한국형”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로에 진입하며 가속 페달을 밟자 시속 80~100㎞까지는 무난하게 치달았다. 특히 중형 세단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는 부드러운 주행감과 승차감이 만족스러웠다. 엔진음을 제외한 노면음과 풍절음은 물론 빗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일정 속도 이상 올라가자 가속이 더뎌지며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아쉬웠다. 중저속 최대 토크에 무게를 실은 한계인 듯 했다.

도로 위에선 정숙한 신사였다면, 오프로드에선 거친 야생마였다. 4륜구동으로 전환하자 임진강 옆 비포장 도로를 막힘없이 헤쳐 나가, 부드러운 도로 주행과 대조를 이뤘다. 세계 최초로 포스코의 1.5Gpa 기가스틸을 적용해 제작한 4중 구조의 ‘쿼드 프레임’ 덕분에 낙폭이 큰 진흙 노면에서도 큰 충격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가격도 경쟁차종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3350만원부터 시작하는 G4렉스턴은 엔트리 트림가가 모하비보다 700만원 가량 저렴하다. 기본에 충실한 프리미엄 대형 SUV를 찾는 고객들에겐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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