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차 이경규도 마음 졸이는…‘예능’

요즘 이경규가 많은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올 법 하지 않은 프로그램까지 요즘은 닥치는 대로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정물만 하는 게 아니라 게스트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뭉치면 뜬다’에서는 호주 돌핀 크루즈에서 바다 입수까지 하며 외국인 관객을 유도하는 등 예능인 본연의 자세를 보였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힘들어하자 정형돈은 “패키지는 개인 피로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글의 법칙’은 이경규가 뉴질랜드편에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성이 생겼다. 지난달에는 TV조선 ‘배달 왔습니다’에 나와 꽃 배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어떻게 보면 예능 출연 전략을 바꾼 듯하기도 하다. 버라이어티 최고참 예능인이자 예능 대부인 이경규가 목에 힘을 주며 뻣뻣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프로그램을 통해 몸소 실천하고 있다.

36년간 현역으로 현장에서 후배들과 함께 호흡을 척척 맞추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다. 더구나 지금은 과거와 달리 매체가 많고 호흡이 빨라 금세 소비되고 마는 세상이 아닌가? 그렇다면 되도록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빨리 소비되는 게 더 낫다. ‘이거는 이래서 안되고, 저거는 저래서 안되고’라는 식으로 가리기 시작하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다.

가능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빨리 소비되면 된다. 그러다 뭔가 되겠다 싶은 프로그램 하나 잡아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처럼 끝까지 가는 전략을 취해도 좋을 듯하다.

여러가지 프로그램에 도전해봐야 과거 ‘양심냉장고’ 처럼 이경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지금 많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이경규를 급상승세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새로운 예능 생태계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이경규가 출연하는 ‘한 끼 줍쇼’<사진>는 건재하지만 ‘공조7’는 금세 없어졌다. 이경규도 “간당간당한다”는 말을 자주 쓴다. 지금은 예능 대부들도 금세 불이 꺼질 수 있다. “이 정도 했으면 그냥 가겠지” 하고 자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니 불이 꺼지기 전 불꽃을 튀겨야 한다.

이경규가 몇해전 기자에게 한 말이 생각난다. “과거 MBC 코미디언실에 제 선배들은 항상 뭉쳐다녔다. 근데 그 선배들이 어느 순간 다 없어졌다”고 했다. 이경규가 선후배와 인간관계는 따로 유지하되 방송은 ‘나홀로 플레이’를 하는 이유처럼 들렸다. 어쨌든 37년차 현역 예능인 이경규의 예능 돌파 모습은 항상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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