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일정 엠바고 깬 백악관에 항의…韓美 정상회담 ‘삐걱’

스타일 다른 文·트럼프 충돌 우려
민감한 현안보다 신뢰회복 주력

한미 간 신뢰를 재확인해야 할 정상회담이 첫걸음부터 꼬일 판이다. 미국 백악관이 한미 첫 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엠바고(보도유예) 약속을 파기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외교채널을 통해 항의 및 유감표명을 한 사실이 14일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양국이 약속한 보도시각보다 빨리 공개된 것과 관련, “미 측에서 즉시보도를 전제로 일정을 먼저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항의와 유감표명을 한다”고 밝혔다.

당초 한미 양국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일정을 미국 현지시각으로 13일 오후 1시, 한국 시각으로 14일 새벽 2시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 백악관은 엠바고 시각보다 4시간 30분여 빠른 시간인 오전 8시 30분경(한국 시각 13일 오후 9시 30분) 정상회담 일정을 전격 발표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 일본의 주요 통신사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즉각 보도한 반면, 한국 언론 측에서는 1~2시간 늦게 보도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번 회담은 향후 4~5년 간 한미관계의 큰 방향을 설정하는 ‘정초회담’(定礎會談)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돌발발언을 서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원칙을 중시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더구나 한미 양국 모두 외교ㆍ안보라인 진용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상호 간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회담을 치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내 조야에서는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문 대통령과 제재ㆍ압박을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공공연히 제기해왔다. 여기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와 한미 방위비 분담금 논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양국 간 휘발성 강한 현안들도 산적해 있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민감한 현안 논의하기 보단 양국 간 신뢰관계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사드 배치논란 등 민감한 현안을 직접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며 “당징 ‘코리아패싱’(주변국의 한국 무시하기) 논란을 불식하고 양국 정상 간 호의적 분위기만 조성해도 절반 이상의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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