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號 공정위 출범 ①] ‘골목상권 보호’ 본격화…유통업계 초긴장 vs 기대감

-공정위 유통개혁 메스 방향에 촉각곤두
-가맹대리점 하도급 거래 관리감독 강화
-대형 유통업체 수수료율 공개 범위 확대
-유통업법상 징벌적 배상 도입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김상조 체제의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본격 출범하면서 유통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업계에 어떤 방향의 ‘개혁 메스’가 가해질 지 관심이 쏠린다. 일찍이 김 신임위원장은 재벌기업과 골목상권에 대한 개혁 의지를 강하게 천명한 만큼 관련 규제 강화가 급류를 탈 것은 명확해 보인다. 특히 그가 취임 직후 골목상권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 가맹대리점이나 하도급거래에 대한 관리 감독이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엔 긴장감이 팽배하다. 한쪽에선 골목상권 보호가 실행력을 가질 것이라며 기대감도 일고 있다.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보호와 대형 유통업체 규제 강화 등 대개혁이 예고되고 있어 업계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통가 갑질에 일대 메스 예고=‘프랜차이즈 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에 갈등의 골은 깊다. 공정위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접수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분쟁조정 건수는 4061건이다. 이중 가장 많은 접수가 이뤄진 유형은 ‘가맹점사업자의 가맹계약해지 및 가맹금 반환 신청’으로 총 1920건이고, 조정이 성립된 건이 990건이었다. ‘부당한 갱신거절의 철회(241건ㆍ조정성립 113건)’와 ‘계약이행의 청구(214건ㆍ조정성립 106건)’ 등이 뒤를 잇는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기에 대형유통업체와 가맹본부의 ‘갑질’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정위의 책무 중 골목상권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정책을 강조해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행정력을 총동원해 집중해야 할 점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삶의 문제가 되는 것들”이라며 “공식적으로 취임하게 되면 초반에 집중할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가맹대리점이나 하도급 거래에 대한 공정위의 관리 감독은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정위는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보복 금지 규정을 마련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와 협업으로 본사 로열티 산정의 근거가 되는 구매 필수물품 실태조사도 벌이기로 했다. 가맹점사업자 단체를 쉽게 설립할 수 있도록 신고제를 도입하는 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리점들의 단체구성권을 보장하고, 가맹본부에 대한 사업자들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대형유통업체는 초긴장=대형 유통업체 관련 규제 역시 이전보다 강해진다. 백화점ㆍ대형마트 등에서 빈발하고 있는 입점업체 등에 대한 갑질을 강력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징금 고시 개정,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었다.

우선 김상조 체제의 공정위는 현행 백화점ㆍ홈쇼핑만 공개하는 수수료율 공개에서 한발 나아가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업계의 수수료율까지 확대해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가격이나 수수료율 결정이 시장 원리에 따라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위원장으로 일하게 된다면 현행 수수료율 공개제도를 확대 운영할 여지는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모바일 쇼핑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의 수수료율에 대해 공정위는 현재 공개하고 있지 않다. 김 위원장의 답변처럼 규제가 확대되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G마켓, 옥션, 11번가,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 티켓몬스터와 같은 소셜커머스, 네이버쇼핑 등에 대한 전반적인 수수료율 공개가 이뤄질 수 있다.

대규모 유통업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징벌 수준도 높아질 지도 주목된다. 현재 대규모 유통업자가 대규모 유통업법을 위반하면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거나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 하지만 해당 과징금이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위해 쓰이지 않고 국고로 환수돼 피해자가 배상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법에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는 내용을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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