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향후 행보] ‘재벌 저격수’서 ‘경제검찰 수장’으로…“완급·경중 따져 개혁 드라이브” 천명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검찰’의 수장에 오르면서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현실화할지에 재계는 물론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개혁하지 않고선 부의 재분배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밝혀왔다.

물론 물불 안가리고 나가겠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취임사에서도 ‘완급’과 ‘경중’을 따지겠다고 했다. 하지만 재계가 더 주목하는 것은 중소기업과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장경제 질서 확립’을 천명한 김 위원장에게 재벌 개혁에 적극 나서주리라는 국민들의 기대감과 힘이 실리는 시대적 흐름이다. 


김 위원장이 ‘재벌 저격수’의 별칭을 얻은 것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9년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을 맡으며 당시 고려대 교수였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소액주주운동을 이끌면서부터다. 특히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삼성 저격수’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지난 1998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불법정치자금 문제를 거론했다가 보안요원에게 끌려나오며 바지가 찢기는 등 고초를 겪었던 장면은 유명한 일화다.

그러던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에 전격 합류하며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현장에 있어야 개혁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김 위원장은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 조윤제 서강대 교수와 삼각편대를 이루며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의 밑그림을 설계했다.

지난 대선에서 여러 후보들이 공약했던 집단소송제, 집중투표제, 일감 몰아주기 처벌 강화 등은 김 위원장의 재벌개혁 방안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과거에 비해 강경 일변도의 재벌감시가 아닌 합리적 대안 모색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공약한 전속고발권 폐지는 의무고발요청기관 확대, 사인의 금지청구권 도입 등 보완책 마련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습이다. 골목상권.영세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 보호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에 따른 은퇴자와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자들이 가맹사업자로 변신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가맹본부의 ‘갑질’로 인한 피해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첫번째 경제민주화 공약이 불공정 갑질과 솜방망이 처벌 끝내기”라며 “위원장이 된다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직 공정위 공무원들의 ‘전관예우’ 근절에도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직원들에게 공정위 전직 관료나 대형 로펌 관계자들과 업무시간 외 만남을 자제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유재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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