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외숙 법제처장 “문 대통령은 한결같은 분…안과 밖이 같은 사람”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지난 12일 취임한 김외숙 법제처장이 사법고시 합격 후 부산으로 간 이유가 화제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에서 일한 김외숙 신임 법제처장은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 사법연수원을 마친 뒤 부산으로 간 이유에 대해 “연수원 마치고 처음에는 포항을 생각했다. 고향이니까. 그런데 20대 중후반인 여자가 혼자 포항에 가서 개업을 하려니 솔직히 엄두가 안 났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도 생각해 봤다. 공단이 많으니까. 그런데 울산도 혼자 가서 (개업)하기에 부담이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며 “그래서 전국적으로 지역에서 노동인권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리서치를 했다. 부산에 문재인 변호사님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평판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어차피 나 혼자 개업하기는 부담스러우니까 문 변호사님과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간 영상국무회의를 앞두고 김외숙 법제처장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누군가 소개를 해줬나’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 내가 여기저기 물어가며 찾아본 거다”라며 “먼저 전화를 드렸다. 와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가 92년이었는데 연수원 수료하는 여성들은 몇 명 안 됐고 그마저도 대체로 법원을 지망했다. 변호사를 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더구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변호사는 더더욱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에서 변호사 등록할 때 알아보니 당시 전국에 여자 변호사가 21명이었다. 그 중 19명이 서울에 있고, 나 빼고 부산에서 대학을 나오신 한 분이 부산에서 일하고 계셨다”고 말했다. 당시 부산에서 일한 여성 변호사 2명 중 1명이었던 셈이다.

김 처장은 “그런 상황이기도 했고, 노동변호사가 되겠다고 하니까 반가워하신 것 같다”며 “이런저런 내 생각을 말씀 드리니 흔쾌히 같이 하자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처음 만났을 때 문 변호사의 인상적인 점에 대해서는 “내가 그렇게 튼튼해 보이진 않지 않나”라며 “고용하는 입장에서 그런 점을 걱정할 만도 한데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 노동인권 분야 하겠다고 했을 때 여성이니까, 미혼이니까 힘들 텐데, 괜찮을까, 이런 말씀도 전혀 없었다”고 말한 점을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시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그 때 법률사무소에는 없었다. 이미 정계로 진출한 뒤였다”며 “문재인 변호사와 정재성 변호사 두 분만 계셨다. 노 전 대통령은 사무실에 오셨을 때 가끔 뵌 적은 있다. 또 대통령 되시고 난 이후, 북항 개발 관련해서 부산에 왔을 때 당시 내가 항만공사 항만위원이었는데 그런 자리에서 공적으로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는 “한마디로 한결같은 사람이다”라고 평했다.

그는 “같이 일을 하는 내내 본 모습으로 말씀 드리면 한결같은 사람이다. 처음과 끝, 안과 밖이 같은 사람이다”라며 “처음에는 근사해 보여도 같은 공간에서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속속 들이 알게 되면 단점도, 눈에 거슬리는 점도 나타나게 마련이지 않나. 하지만 문 변호사님은 그런 게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왜 노동, 인권 변호사의 길을 들어서게 됐나는 질문에는 “포항에서 고등학교(포항여고)까지 나왔다. 당시 포항은 포철의 도시였다. 포철이 포항이고 포항이 포철이었다”라며 “수많은 협력업체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있었다. 그들의 삶의 애환을 곁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다. 법대(서울대)를 갔다. 남들 다 하는 것처럼 고시공부를 했다”며 “나는 왜 고시공부를 하고 있는가, 법조인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주된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때는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던 때다. 학생운동에 투신하는 친구들도 참 많았다. 그런 친구들 옆에서 고시공부를 할 때는 부채감, 미안함, 이런 것들이 있는 법이다”라며 “그때 생각한 바는 ‘나는 혼자서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고시공부를 하는 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그런 고민의 일환으로 사법연수원 당시 구로공단에 가서 무료 법률상담 활동을 했다.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많이 와서 상담을 받았다.

그는 “법을 배운 입장에서는 별것 아닌 것 같은 내용인데도 노동자들은 힘들어 하셨다. 노동인권회관의 소문을 듣고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분들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런 일을 계기로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노동법을 하는 변호사가 되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하는 게 아니라, 서울은 (변호사가) 많으니까, 나처럼 지역 출신인 사람은 지방으로 내려가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3일 세종-서울 간 영상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피우진 보훈처장(오른쪽)과 김외숙 법제처장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편, 법제처장에 임명된 배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나를 추천하지는 않았다”며 “청와대 인사팀에서 연락 왔을 때 법제처장 자리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적인 안배도 고려했을 테고, 남녀 성별 안분도 고려했던 것 같다. 인사팀에서 그런 여러 기준을 놓고 스크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급적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사람을 원했던 것 같다. 그런 여러 기준에 내가 가장 많은 항목을 충족시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여성이라는 부분, 지역에 있었다는 것, 정치와 관련이 없다는 것, 오랫동안 변호사로서 일을 했다는 점, 그리고 지역에서 여러 다양한 역할을 했던 것 등이다. 문 변호사님이 나를 먼저 말씀(추천)하신 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인사팀에서 추천을 했을 때 대통령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들었다. 본인 의사를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고”라며 “(정치적) 성향 여부를 떠나 여성 법률가라는 전문가 풀에 들어 있어서 과거 몇 차례 (공직)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거절의 뜻을 분명히 밝혀 왔다. 나는 변호사로서 부산에서 하려고 했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아시기 때문에 아마 추천을 보고 본인 의사를 반드시 확인해 보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그 제안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주위에서 많은 말씀들이 있었다. 도와드려야 된다는 얘기들. 가서 돕는 것이 해야 할 일이라는 얘기들. 그래서 고민을 했고, 문 변호사님이 어떤 사람인지 오래 보아 왔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미력이나마 돕는 것이 맞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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