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김기춘이 정윤회ㆍ최순실 안부 물었다”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블랙리스트’ 공판서 진술
-최순실 모른다는 김기춘 주장과 정반대 주장 눈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015년 퇴임 직전 최순실(61) 씨와 남편 정윤회 씨의 안부를 물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는 최 씨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김 전 실장의 입장과 전면 배치된다.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의 공판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4일 오전 환자용 수의를 입고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김 전 실장이 ‘정윤회 씨와 처가 잘 있느냐’고 물었다”며 “당시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김 전 실장이 지난 2015년 1~2월 퇴임 무렵 체육 개혁과 정유라 씨의 승마 건을 이야기하다 그러지 않았나(안부를 물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당시는 최 씨가 ‘비선실세’로 언론에 알려지기 전이다.

김 전 차관은 또 “최 씨와 만나서 들은 이야기 등을 김 전 실장에게 보고한 적이 있다”며 “승마 관련 내용이 대표적이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이 비서실장 재직 당시 최 씨를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진술이다.

김 전 차관은 최 씨와 김 전 실장에게 여러 차례 비슷한 내용을 지시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양쪽이 같은 내용을 요청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라는 심증은 있었지만 특별한 건 없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4년 안민석 의원이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공주 승마’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최 씨와 김 전 실장에게 “말도안되는 소리 나오니까 해명해야 하지 않느냐”, “국회 의혹 제기에 적극 대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또 최 씨로부터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으로 바꿔야겠다”는 말을 들은 뒤 김 전 실장에게 같은 내용을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실장이 ‘삼성 사람 연락오면 만나라’고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김 전 차관의 이같은 진술은 “최 씨를 전혀 몰랐다”는 김 전 실장의 입장과 배치된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부터 이날 법정에 이르기까지 “최순실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자복 차림의 김 전 실장은 이날 법정에서 직접 항변했다. 그는 “최순실, 정윤회 부부와 통화든 면담이든 한 번도 한 적 없고 정유라도 이번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돼 이름을 알았다”며 “김 전 차관이 뭔가 착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러차례 최 씨와 비슷한 지시를 내렸다는 김 전 차관의 주장에 대해서는 비서실장의 역할을 한 것 뿐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국회나 언론에서 대통령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 비서실에선 으래 해당 부처에 오해없이 잘 해명하라고 한다”며 “청와대 내부에서 삼성이 승마협회장이 된다는 정보가 있어 귀띔해줬을 뿐 삼성 관계자를 만나보라던지 한 적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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