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블랙리스트’ 감사 발표 …“28명 위법ㆍ부당 지시에 복종”

-감사원 ‘국정농단’ 28명 징계요구…“공직사회 관행 경종”
-‘윗선’ㆍ지침 거부에 따른 피해자 조사 이뤄지지 않아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감사원은 13일 최순실 등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부당ㆍ위법지시에 대한 법률검토없이 따른 문화체육관광부 19명과 한국마사회와 한국그랜드코리아레저(GKL), 관광공사, 마사회공무원 등 총 28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 신민철 제2사무차장은 이날 감사결과를 발표하며 “징계범위와 수위를 정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상급자 지시를 따르는 공무원 분위기상 징계를 과하게 하면 복지부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위법ㆍ불법행위를 했는데 징계를 안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신 차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청와대에서 지시가 내려와 문체부 안에서 실무자들이 따르지 않을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하지만 나머지 사안들은 청와대가 가볍게 얘기를 하거나 김종 전 문화부 차관이 혼자 지시했는데 담당자들이 법률검토도 안해보고 일방적으로 이행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법은 공무원이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력에 따라야 한다는 복종의 의무를 규정하지만, 공무원행동강령은 상급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히 해치는 지시에 대해서는 따르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를 토대로 문체부 국장급과 마사회 각 1명에 대해 중징계(정직)를, GKL 이기우 대표에 대해 해임건의를, 나머지 25명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 경징계 대상 25명 중 6명은 문체부 실ㆍ국장급이다. 특히, 감사원이 중징계 요구를 한 S 국장은 김종 전 차관이 지시한 사안에 대한 법률검토 없이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S 국장은 김 전 차관 지시에 따라 특정단체에 공익 사업적립금ㆍ국민체육진흥기금ㆍ보조금을 부당지급하고 설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K스포츠재단에 허가를 내줬다. 대한체육회에 스포츠역사 보존사업 교부금을 부당하게 취소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S국장은 20년 이상 공직을 수행했고, 특정인이나 단체에 특혜를 주라는 김종의 지시가 부당하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며 “5건의 사안이 병합돼 중징계 처분을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문체부 ‘블랙리스트’ 피해 현황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신 차장은 블랙리스트 지시를 거부했다가 좌천된 공무원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문체부 고위간부 3명의 사표가 수리됐는데 공교롭게도 지침에 소극적이었다고 한다”며 “하지만 그 이유로 좌천됐다고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문화체육비서관실이 문체부에 블랙리스트 이행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윗선이 재판 중이기 때문에 더 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가 국가대표로 선발될 실력이 있는지에 대한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김종 전 차관이 늘품체조를 보급하라고 했을 때와 최순실 조카 장시호소유 회사에 공익사업적립금 1억2천만 원을 지원하라고 했을 때 처음에는 거부 의사를 밝힌 담당 공무원들에 대해 책임을 면제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관련된 감사원 감사안건은 면세점 특혜의혹에 대한 발표만 남겨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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