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권따라 춤추는 교육정책,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 존폐가 또 다시 교육계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도내 자사고와 외고 10곳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외고와 자사고는 5년마다 각 시도 교육청의 평가를 거쳐 재지정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경기도 교육청은 2019~2020년 평가 때 이들 학교의 재지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럴 경우 이르면 2020~2021년 이 학교들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된다. 이 교육감은 재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자사고와 외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교육 공약이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이에 대해 매우 전향적 의지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 교육감의 이번 조치는 문재인 정부 교육 개혁의 신호탄인 셈이다. 서울시교육청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천 방안을 마련중이라니 타 시도 확산도 시간문제다. 현행법상 시도 교육감이 지역내 자사고와 외고 지정을 취소하려면 교육부 장관이 동의해야 하나 이 역시 문제될 게 없다.

자사고와 외고를 없애는 게 옳은지 여부는 쉽게 판단할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 제도라도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정책을 시작하는 것도 폐지하는 것도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이유다. 외고와 자사고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교육감은 재지정을 하지 않겠다고만 했지 구체적인 후속 방안은 아직 내놓은 게 없다. 고교 교육 정상화에 반대할 사람은 없지만 자사고 없앤다고 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문제는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교육 정책도 덩달아 춤을 추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사고와 외고 문제만 해도 그렇다. 지난 정부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취소 결정을 하면 교육부가 시행령까지 바꿔가며 무산시키는 등 기 싸움이 치열했다. 그 틈새에 끼인 학생과 학부모는 마치 조리돌림을 당하는 황당한 느낌일 것이다. 논술과 특기자 전형 폐지, 수능 절대평자제 등 새정부 교육 개혁안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그 하나 하나 휘발성이 강한 사안들이다. 언제까지 이런 시행착오를 겪을 것인가. 이게 다 교육에 정치논리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국가의 동량을 키우는 교육 정책 만큼은 정치 성향과 거리를 둬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이지 오년대계가 아니다. 모든 정책 변화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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