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LP공장의 부활

LP(바이닐·Vinyl)를 만드는 공장이 다시 생겼다. 최근 LP 제작업체인 마장뮤직앤픽처스(대표 하종욱)가 서울 성수동에 세운 ‘바이닐팩토리’가 6월 1일부터 본격 가동됐다고 밝혔다. 첫 발매작으로 조동진 정규 6집 ‘나무가 되어’ LP를 내놓았다.

‘LP(Long Playing)’는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2004년 서라벌 레코드가 생산라인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사라졌다. 그동안 LP를 제작하려면 독일 체코 등 외국에 주문해 5~6개월이나 걸렸다. 하지만 ‘바이닐팩토리’로 인해 국내에서도 3~4주만에 완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게다가 레코드판을 찍어내는 프레싱 머신의 노후화를 극복한 최신식 제품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전 세계 LP 판매량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500만장 수준이었지만 2015년에는 3200만장으로 급증했다. 포브스에서는 올해 세계 LP시장 규모를 10억 달러(1조1000억원)로 추산했다. 국내도 2010년 이후 매년 15~2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8만장(98억원) 시장규모가 올해는 115억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일시적 현상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문화다.

바이닐(LP)를 재생하여 음악을 듣는 일련의 과정들은 불편한 면이 있음에도 LP가 확대되는 것은 소비되는 음악과 소장되는 음악의 차이 때문이다. 적극적인 행동이 수반된 감상이어야 한다는 것. 아무래도 음악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매체는 LP다.

디지털 스트리밍의 ‘미리듣기’나 ‘내려받기’에서는 약화돼버린 ‘감상하기’라는 음악의 순기능이 부각된다. 신속함을 강요받는 디지털 시대의 속도전에서는 오히려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아날로그가 힐링에도 좋다는 점도 LP 확대 현상을 부추긴다. 지난해 제작된 LP 28만장은 주로 70~80년대 가요나 팝 명반이나 클래식이었지만 아이돌그룹 등에도 확대되면 LP 붐도 멀지 않는 듯하다.

서병기 선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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