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인시위ㆍ기자회견 메카된 청와대 앞 분수

-우박 보상ㆍ비정규직 차별 비판 등 百家爭鳴
-시민단체 “청와대 100m 앞 집회 금지 풀어야”
-대통령집무실 광화문 이전 앞두고 새 기준 필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지난 촛불집회 당시 시민들은 자신의 분노의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하고자 했다. 경찰은 교통 소통과 경호를 이유로 이들의 청와대 행 행진을 제한했지만 법원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더 중요한 가치”라며 시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불통의 지난 정부가 무너지고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청와대와 국회, 법원과 주요 도로에 대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상황에 따라 여전히 일부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최근 청와대 앞은 1인 시위와 기자회견으로 분주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는 평균 40여명의 시위자들이 다녀간다. 지난 정부보다 2배는 늘어났다. 불법 파견 실태를 고발하려는 민주노총 조합원부터 우박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영농법인 대표까지 사연도 다양하다. 

청와대 분수광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신들의 목소리를 청와대에 전달하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금속노조 관계자, 우박 피해자 농민, 신천지 피해가족 등 다양한 단체와 개인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경찰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인근 기자회견과 1인시위에 대한 관리를 유연하게 하고 있다. 민갑룡 서울경찰청 차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경호에 관한 기조와 원칙이 새 정부 들어 바뀌고 있어 새로운 경호 기조에 맞춰 경호 현장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이참에 집시법을 개정해 청와대는 물론 국회와 법원 앞에서 집회를 자유롭게 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30일 집시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는 법 11조에 대해 “집회에서 항의의 대상에게 보일 수 있고 들릴 수 있는 거리에서 집회를 개최할 ‘집회 장소 선택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시민들이 청와대 앞으로 행진할 수 없게 만들었고 국회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을 집시법 위반으로 재판받게 했다”고 지적했다.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은 시민들에게 집회와 시위의 장소를 선택할 권리를 주고 있다. 다만 법 11조는 청와대나 국회, 국무총리 공관과 법원 등 국가 주요시설의 담장 100m 이내의 경우 불가능하다.12조에 따라 율곡로나 사직로 등 시내 주요도로도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행진 등 일부 제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을 들어 청와대 반경 250m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안쪽에서 집회와 시위, 기자회견을 사실상 제한해 왔다. 대통령경호법 제5조는 경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ㆍ검색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집회나 행진 규모에 따라 안전과 교통 소통을 위한 일부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원이나 국회 등은 독립적인 의결과 재판을 위해 법 규정이 있는 만큼 이에 따라 관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 집무실이 광화문으로 옮기는 이후다. 집무실이 정부서울청사로 이전하고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담장 100m 이내에서 집회를 금지할 경우 사실상 광화문 광장 대부분이 집회 금지 장소가 된다. 이 경우 광화문 광장을 보행자광장으로 넓혀 ‘시민중심의 광장민주주의 상징 공간’으로 삼는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과도 상충된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어떤 권력기관이든 주권자의 목소리를 차단하면 안된다”며 “청와대 담장 앞까지 자유롭게 집회를 허용하되 담장을 넘으려 하거나 개개인의 과도한 행동은 다른 법률로 의율해 처벌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규모 집회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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