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CEO 캘러닉, 결국 경영 손뗀다…무기한 휴직

-우버 사내문화 조사해온 법무법인 감사보고서 따른 조치
-이사회, 새 COO 추대 및 이사회 의장 교체 언급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음란 메일 발송 등으로 물의를 빚은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일선에서 당분간 물러난다.

13일(현지시간) AP,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회사 안팎에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캘러닉 CEO가 무기한 휴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캘러닉 CEO는 이날 임원회의에서 “최근 보트 사고로 숨진 어머니를 추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현재 상황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더 나은 리더가 될 필요성이 있다”면서 회사를 잠시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휴직 기간은 “생각보다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다”며 특정하지 않았다. 

[사진제공=AFP]

이 같은 발표는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의 법무법인 ‘코빙턴앤드벌링’이 작성한 감사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코빙턴앤드벌링은 우버 전ㆍ현 직원을 대상으로 200회 이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수 주 간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다. 별도의 법률회사를 고용해 전 직원 수잔 파울러의 주장을 검토하기도 했다. 수잔 파울러는 우버에서 1년 동안 근무하며 겪은 일을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에 폭로한 바 있다.

감사보고서에는 사내 성희롱, 괴롭힘 및 보복 등의 문제를 묵인해 온 우버에 근로환경 개선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회사 정책에 성희롱ㆍ보복 등의 행위가 금지돼 있음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리자가 차별, 괴롭힘, 보복 등을 즉시 보고하도록 하고, 행동강령을 외부행사 및 회의에 적용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 사항도 담겼다. 캘러닉 CEO의 책임을 재평가하고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버 이사회는 캘러닉 CEO의 책임을 재검토하고, 일부 권한을 다른 간부에게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다양성과 포용성을 갖춘 인물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사회는 또 우버와 독립된 이사들을 추대할 것과 우버 회장이자 공동 설립자인 가렛 캠프 이사회 의장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홀더 전 장관의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고위 간부 임명도 요청했다.

리앙 혼지 인력책임자는 “우버의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공정성과 책임을 증진하며 과거의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우버는 사내 성희롱 사건이 여러 차례 불거지며 도마에 올랐다. 이 가운데 캘러닉 CEO가 음란성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CEO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밖에도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는가 하면, 경찰 단속을 피하고 경쟁업체 운전자를 감시하는 불법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면서 사업을 확장해 도덕성을 질타받았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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