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총격사건 후 협박 이메일 받아 “216명 남았다”

-총격범 호지킨슨, 트럼프·공화당 증오…샌더스 지지
-스컬리스 의원은 긴급 수술 후 중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미국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의 야구장에서 14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인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의원 등에게 총기를 난사한 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을 증오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직후 공화당의 한 하원 의원에게는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한 내용의 협박 이메일이 도착해 추가 범죄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야구장 총격범은 일리노이주 벨레빌 출신의 66세 남성 제임스 T. 호지킨슨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혐오하는 인물로 확인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스티브 스컬리스 등에게 총기를 난사하다 사살된 범인 제임스 T. 호지킨슨이 생전 벨레빌의 우체국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사진제공=AP]

WP에 따르면 호지킨슨의 이름으로 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트럼프는 반역자. 트럼프가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트럼프와 일당들을 파괴해야 할 때”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청원하는 사이트를 소개하고 동참을 촉구하는 글도 있다.

호지킨슨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지지자로 확인됐다.

그는 샌더스 후보의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경력도 있다고 전해졌다.

호지킨슨은 범행 전 야구장을 수차례 사전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장 근처에 있는 YMCA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인근 UPS(택배회사)에 사서함도 마련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소식통들을 인용, 호지킨슨이 총격 현장에 있던 한 사람에게 야구장의 의원들이 공화당 소속인지 민주당 소속인지를 물어본 뒤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정황들은 이번 총격 사건이 공화당 의원들을 노린 계획적 범행이라는 추정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 의원인 클라우디아 테니(뉴욕)는 이날 총격 사건 발생 직후 “1명이 쓰러지고, 216명이 남았다(One down, 216 to go…,)”는 제목의 협박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테니 의원 사무실이 공개한 이메일에서 발신자는 “당신들은 이런 일(야구장 총격 사건)을 예상하지 못했나? 당신들이 가장 부유한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보통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을 때, 당신들의 생명도 빼앗긴다. 물론 당신들의 영혼과 도덕성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메일 제목에서 언급된 217명은 지난달 4일 하원에서 통과된 ‘트럼프케어(AHCA, 미국건강보험법)’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의 수와 같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를 폐지하고 트럼프케어를 시행할 경우 건강보험 미가입자가 내년에만 1400만명 늘어나고, 2026년까지 2300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테니 의원의 대변인 한나 앤드류스는 “평소에도 이같은 협박 이메일을 종종 받지만, 오늘 받은 협박 이메일은 아침에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야구장 총격 사건) 직후에 온 것이라 특히 낙담을 안겼다”며 “오늘날 정치적 담론의 수준은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범인의 총격에 엉덩이 쪽을 맞은 스컬리스 의원은 긴급수술 후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스컬리스 의원을 수술한 메드스타 워싱턴병원은 트위터에 “스컬리스 의원이 중상을 입었으며 중태”라며 “다른 (4명의) 환자들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총격범 호치킨슨은 야구장에서 50∼100발의 총기난사를 하다 의회경찰의 대응사격에 피격, 병원에서 사망했다.

pink@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