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보유자산 축소까지…쌍끌이 긴축 ‘시동’

-연준, 기준금리 1.00~1.25%로 인상
-보유자산 축소 계획도 발표 “비교적 빨리 진행”
-자산축소 속도 조절론도 제기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14일(현지시간)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는 1.00~1.25%대로 상향 조정됐다. 이와 함께 연준의 4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축소 계획도 함께 밝히며 시장 긴축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금리 0.25% 인상, 하반기 추가 인상=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13일~14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쳐 현재 0.75~1.00%인 기준금리를 1.00~1.25%로 0.25% 포인트 인상키로 결정했다. 이번 인상은 지난 3월 0.25% 인상 이후 3개월 만이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2번째다. 9명의 연준 위원 중 금리 인상에 찬성표는 8명, 반대표는 1명이 던졌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의 진전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치인 4.3%로 떨어지는 등 미국 경제의 양호한 성장세를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옐런 연준 의장 [사진제공=AP]

연준은 성명에서 “노동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경제활동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양호하게 상승해왔다”고 금리 인상 배경을 밝혔다. 물가가 당분간 연준의 중기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것이며 올 초 경기둔화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준은 올해 모두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해 올 하반기 9월과 12월 중 한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12월보단 9월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8개 해외 투자은행(IB) 중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4개 기관은 9월을, BNP파리바와 씨티은행 등 3개 기관은 12월을 추가인상 시점으로 봤다. 하반기에 한번 더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한국의 기준금리(1.25%)와 역전현상이 벌어진다. 

▶보유자산 축소 “비교적 빨리 진행”=연준은 또 4조 5000억 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축소를 비교적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보유자산 축소 결정을 올해 말께로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전개로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옐런 의장은 “자산축소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시장이 예상대로 순항하면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9년여에 걸쳐 보유자산을 3조5000억 달러가량 늘려왔다. 모두 3차례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현재 자산은 4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미 국채가 2조50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1조8000억 달러, 기타 자산이 2000억 달러가량 차지한다.

연준은 이날 국채와 MBS의 보유를 서서히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매달 자산 순만기 규모를 국채 60억 달러, MBS 40억 달러로 정하고 3개월마다 제한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만기 규모를 제한하면서 자산 축소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1년 후 월간 제한 규모는 국채의 경우 최대 300억 달러, MBS는 2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준은 또 그동안 만기가 돌아온 채권에 재투자를 하면서 자산 규모를 유지했지만, 이제 재투자를 줄이면서 자산을 축소하기 시작한다.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좋으며 탄력성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14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점도표(dot plot)

▶긴축 쌍끌이 전략, 속도 조절론도=이는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계 및 기업 지출을 늘리기 위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펼쳐온 경기 부양책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조치다.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가 맞물리면 시장의 긴축 속도가 한층 빨라지게 된다. 이른바 시장 긴축을 위한 ‘쌍끌이 전략’이다.

WSJ은 “연준이 자산을 축소하면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양적 긴축 효과가 있어서 사실상 금리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준의 금리 인상 조치보다 보유자산의 축소가 장기 금리 인상에는 더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준이 금리를 올려도 단기금리에서 장기금리로 파급되는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다만 연준은 자산축소 규모와 속도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전의 연준의 자산은 1조 달러에 못 미쳤다.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자산에서 4분의 1 이상 줄여야 하는 셈이다.

미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1% 하락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도 부담 요인이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에 못미치는 수치다.

마켓워치는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최근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며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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