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역사상 최악의 화재 참사”…사망자 100명 넘을 수도

-사망자 최소 12명, 74명의 부상자 중 20명도 위독
-입주자협의회 “시간 문제일 뿐 필연적 재앙”, 예고된 인재 주장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역사상 가장 큰 화재 참사가 될 수 있다”(텔레그라프), “지옥을 보는 듯한 재앙”(가디언)

영국 런던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현지가 슬픔에 빠졌다. 언론들은 인명 구조 현황 등 사고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비극적인 전망도 나온다. 

[사진=AP연합]

1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런던 켄싱턴에 위치한 ‘그렌펠 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건물 대부분에 대한 수색을 마쳤다. 하지만 사고 수습 과정이 복잡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런던경찰청은 밝혔다.
그렌펠 타워는 지하 3층 지상 24층짜리 주거용 고층 건물로, 총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500명이 넘는 거주자 가운데 현재 수백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74명의 부상자 중 20명은 위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화재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지 언론이 전한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은 불이 붙은 채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집안에 갇힌 이들은 휴대전화 조명과 손전등을 조난신호 삼아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그레펠 타워 거주자인 무아 알리 씨는 텔레그라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화염이었다. 911테러를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있던 사미라 램라니 씨는 “9~10층에서 아기를 떨어뜨리는 여자를 봤다”며 “한 남자가 앞으로 뛰쳐나와 아기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스티브 앱터 런던소방대 부대장은 가디언에 이번 사고가 “전례 없는 규모와 확산 속도의 화재”라며 현장을 “생전 본 적 없는 지옥”으로 묘사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시 경보기는 울리지 않았고, 스프링쿨러도 작동하지 않았다. 앞서 입주자협의회 ‘그렌펠 행동 그룹’ 측은 건물이 노후해 화재 위험이 크고, 응급 차량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관리기구 측에 제기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협의회의 데이빗 콜린스는 “우리의 모든 경고가 무시되면서 이런 재앙이 시간 문제일 뿐 필연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장난 냉장고가 발화해 불이 번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상회담 차 프랑스에 있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 메이 총리는 “비극적인 인명 손실에 매우 슬프다”며 책임자 처벌 등이 이뤄지도록 적절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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