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가동 멈춘다… 해체 과정 과제 산더미

- 15년 이상 걸리고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 남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58만7천㎾급)’의 가동이 영구 정지된다.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따르면 오는 18일 24시(19일 00시)에 고리 1호기의 가동을 멈추고 해체 절차에 들어간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9일 제70회 원자력안전위원회의를 열고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안)’를 의결, 고리 1호기 영구 퇴출을 결정한 바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위차한 고리1호기 [사진제공=고리원자력본부 홈페이지]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이로써 가동 4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국내에서 상업용 원전이 퇴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수원은 오는 2022년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고리 1호기 해체 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나서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고리1호기의 해체 과정은 시간과 비용, 안전 문제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의 해체는 ▷원자로 영구정지 ▷사용후연료 인출ㆍ냉각ㆍ안전관리(최소 5년 이상) 및 해체계획서 제출ㆍ승인 ▷방사성물질 제염ㆍ구조물 해체(2022∼2028년) ▷부지 부원(2028∼2030년) 등 4단계로 나뉘어 15년 이상 진행된다. 비용 역시 약 1조원이 들어갈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측한다.

게다가 한수원이 고리 1호기를 해체하기 위해 필요한 58개의 기술 가운데 아직 확보하지 못한 17개(필수기술 10개, 보조기술 7개)를 해체 착수 전까지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도 남아있다.

사용후핵연료는 고열과 함께 강한 방사능을 내뿜는 핵폐기물을 말한다.

고리 1호기에는 사용후핵연료(폐연료봉)를 임시로 저장하는 수조가 있지만 2022년까지 보관한 후에는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고리원전 전체 저장용량은 이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6개 원전으로 구성된 고리원전 전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은 7994다발이다. 현재 5903다발(포화율 73.8%)을 임시로 보관하고 있는데 고리1호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발전소의 평균 포화율은 73.3%에 달한다. 한수원은 2024년에는 고리원전 내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시설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하고 그 전까지 기존 원자력발전소 부지내 건식 저장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용후핵연료 포화 시점인 2024년까지 건식저장시설을 만들어 임시저장 수조에 보관 중인 폐연료봉을 옮기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부산 기장군과 주민은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고준위 폐기물을 중간저장하거나 영구처분하는 시설을 건설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유창 동의대 인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지질조사를 해서 사용후핵연료 처분 요건에 맞는 부지를 선정해도 해당 주민을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쉽지 않다”며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고준위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기술개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자력을 쓰는 36개 나라 중에서 사용후핵연료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며 “대안이 있을 수 없고 안전하게 잘 보관해서 후세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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