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권단체 “美 웜비어 혼수상태, 北에 책임 물어야”

-HRW “억류된 웜비어에 누가 어떤 행위 했는지 밝혀야”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부국장이 15일 최근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오토 웜비어(22)가 혼수상태에 빠진 데 대해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회가 운영하는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로버트슨 부국장과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이렇게 전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북한에 방문한 평양의 한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해 억류 17개월 만에 웜비어의 석방을 이끌어냈지만, 13일(현지시간) 귀국한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밝혀져 국제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월 북한에 억류됐다 최근 석방된 미국인 오토 웜비어(22가) 1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킨 공항에서 혼수상태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제공=AP/연합뉴스]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은 웜비어 씨와 그의 가족에게 극도로 부당한 행동을 자행했다”며 “억류 기간 중 웜비어에게 누가 어떤 행위를 했는지 밝혀내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북한 당국의 조치를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웜비어는 북한에서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려 수면제를 복용한 후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뉴욕타임스는 웜비어가 억류 중 반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웜비어는 수감될 만큼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라며 “대학생의 짓궂은 장난에 불과한 행동에 대해 단순 벌금형이 아니라 매우 과도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은 정치적 협상을 위한 압박의 도구로 최대한 활용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분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RFA에 따르면 로버트슨 부국장은 북한이 정치적 협상 도구로서 미국인, 캐나다인 등 외국인을 억류했던 과거에도 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웜비어의 이례적인 경우가 국제적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웜비어의 석방은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윤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측 고위 인사의 북한 방문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석방을 계기로 북미 간 대화 채널이 활성화 돼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물꼬가 트일 거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일부 미국 언론과 인권 단체가 웜비어가 혼수 상태로 석방된 것에 대해 북한을 비판하고 책임 추궁을 요구하며 오히려 북미 관계가 경색될 거란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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